트럼프 수혜주 기대감 어디로…상승분 반납하며 연일 하락세실적 부진에 '머스크 리스크'까지…"정치 행보에 구매자 반감"국내 투자자 매수세는 '굳건'…고위험 상품에 자금 몰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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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최고경영자이자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20일(현지시간) 열린 2025 보수정치행동회의에 참석해 전기톱을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주식 중 하나인 테슬라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시 수혜주로 꼽히는 등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실적 부진부터 CEO 리스크까지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모습이다.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4.43% 하락한 272.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중국 공장의 출하량 급감 소식이 하방 압력을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중국 공장의 출하량은 중국에서 판매된 차량과 중국에서 해외 사장으로 수출된 차량을 포함해 3만688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49.16% 감소한 수치다.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월 중 30% 이상 급락세를 기록하면서 상승분을 거의 반납한 데 더해 3월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중국 시장을 제외하더라도 테슬라는 뚜렷한 판매량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 상위 5개 업체(BYD, 테슬라, 지리, 상하이차, 폴크스바겐) 중 테슬라만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일론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주가 하락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건 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연구원은 테슬라의 글로벌 실적 부진을 '구매자 파업'으로 규정하면서도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좌파적 친환경 정책을 지지하는 테슬라 핵심 구매자들의 반감을 일으켰다고 짚었다.테슬라 주가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음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8300만 달러 순매수했다.테슬라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쉐어스' ETF의 순매수 규모도 1억5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투자도 많지만 테슬라 주가의 두 배, 세 배로 연동되는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어 손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에 상장한 테슬라 3배 레버리지 ETF는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도 70% 넘게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런던 ETF 자산의 90%, 뉴욕 ETF의 43%가 한국 투자자들의 몫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테슬라 주가는 최근 1년간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자산 발행금액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50% 가까이 하락하는 녹인 베리어(원금손실 환계선) 수준까지 하락한 사례는 없었으나 심화하는 변동성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