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모럴해저드 논란 도마 위과거 ING생명 인수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재조명'고용 안정' 약속도 무색…"회장 사재라도 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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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 입장하고 있다. 2014.11.4 ⓒ정상윤 기자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와 함께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인수 기업의 경영 실패 사례도 재조명되면서 각종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홈플러스는 6일 기업회생 절차 개시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며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가용 현금 잔고는 3090억 원이며 3월 동안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도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가용자금이 6000억 원을 상회해 일반 상거래 채권 지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이는 주요 식품회사들이 줄줄이 홈플러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함에 따라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서울회생법원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문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협력업체와의 일반 상거래 채권의 경우 이달 4일 이전에 발생한 것에 대해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해야 한다. 개시 결정 이후에 이뤄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서는 개별 계약에 따라 지급하게 돼 있다.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다. 과거 MBK가 인수한 회사마다 임직원과 불화를 겪는 등 일각에서는 기초적인 경영능력에 대한 지적도 잇따른다.앞서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2015년 MBK는 차입 매수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금융비용은 홈플러스가 떠안게 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MBK가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MBK가 홈플러스 부동산을 팔아 인수차입금을 갚고 영업이익 대부분도 차입금 이자 비용으로 충당하면서 제대로 된 경영 및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현재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CP와 전자단기사채 발행 잔액은 1940억 원 규모로 당장 이달 만기인 금액만 295억 원이고, 다음 달 4백억 원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특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법인은 물론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MBK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먹튀 논란까지 일고 있다.MBK가 인수금 상당 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했다는 점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MBK는 과거 ING생명 인수 당시 "10년 이상 장기 보유를 통해 고용을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ING생명 인수 후 반 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어 이번 역시 이를 답습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실제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에도 "2년간 1조 원 이상 투자해 고용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한 뒤 직영 직원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점포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차입금과 이자 등을 변제해왔다는 지적을 받는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무차별적으로 매각했고 현장에서 수천 명의 직영 직원이 감축돼 정상적인 점포 운영도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현재 홈플러스에는 2만 명의 직영 직원을 비롯해 협력업체를 포함한 10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채무 조정 대상은 메리츠금융 1조2000억 원, 은행 한도 대출 1100억 원, 기업어음 2500억 원, 매입채무 유동화 자금 3500억 원 등 약 2조 원 규모다.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회생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라"며 "잠재적 금융 이슈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는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