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과 손잡고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론칭안티에이징 콘셉트 기초 8종 전 품목 4950원지갑 닫힌 소비자들 실속형으로 … 업계 핵심 키워드 초저가
  • ▲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김보라 기자
    ▲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김보라 기자
    유통업계에서 초저가 화장품이 화두다.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기본적인 기능을 갖춘 제품에 눈을 돌리자 유통업체들도 초저가 전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LG생활건강의 비욘드와 협력해 초저가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Glow up by Beyond)를 론칭했다. 기존의 PB(Private Brand)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NPB(National Private Brand) 방식으로 제조사와 공동 기획한 점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는 지난 17일 문을 연 이마트 고덕점 푸드마켓에서 처음 선보였다. 주름 개선 효과를 강조한 안티에이징 콘셉트의 기초 제품 8종을 495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의 이번 시도는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다이소의 영향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는 화장품을 1000원부터 5000원 사이의 균일가로 판매하며 2만~3만원대의 제품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을 대거 끌어모았다.

    지난해 다이소의 화장품 매출은 샤넬밤(손앤박 멀티컬러밤), 리들샷(VT 리들샷 앰플) 등 히트상품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업체들도 다이소 전용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유통업계 전반에 불황형 소비 기조가 깊게 자리잡았음을 시사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P) 하락했다. 장기 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도 소비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이렇다 보니 가계는 의류, 신발 등 일상 소비를 줄이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1.7%, 2.5% 감소했다. 준내구재는 의류·신발 등 수명이 1년 내외인 제품군을, 비내구재는 화장품·식품처럼 짧은 수명의 소비재를 뜻한다.

    편의점업계도 실속형 소비자를 겨냥해 초저가 화장품을 확대하고 있다. 비식품 분야에서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GS25는 최근 무신사의 메이크업 브랜드 위찌의 색조 화장품을 테스트 판매 중이다. CU는 지난해 9월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소용량 기초 라인(세럼, 물광팩, 수분크림)을 선보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GS25의 화장품 매출은 2022년 22.4%, 2023년 37.9%, 지난해 45.6%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도 이제 일상 소비재로 자리 잡으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기본 기능을 갖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초저가 화장품 제품은 업계 전반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