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사즉생' 강조 후 글로벌 행보 본격화 … 中 샤오미 회장 방문

최근 경영진에게 '사즉생(死卽生·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 각오를 주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며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이 회장이 삼성 위기 극복을 위해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23일 중국 매체 신랑과학기술 등에 따르면 이 회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회장은 전날 베이징에 있는 샤오미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만나고, 모바일과 전기차 사업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오는 24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열리는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2000년 창설된 CDF는 매년 중국이 세계 주요 재계 인사를 초청해 경제 현안을 논의하며 투자 유치를 모색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엔 IT(정보기술), 모빌리티, 제약,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 CEO 8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이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것은 재작년에 이어 2년 만으로, 행사 기간 이 회장은 팀 쿡 애플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 다양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 회장의 중국 고위급 접촉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진핑 주석은 CDF 행사 이후 28일 약 20명의 글로벌 기업의 CEO들을 모아 투자 협력 등의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2023년 CDF 참석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 측근 중 한 명인 천민얼 톈진(天津)시 서기와 면담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행보는 이 회장이 본격적인 해외 경영 행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지난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사즉생'의 각오를 내세우며 비상 경영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위한 자리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2심 무죄 선호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