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심우정 등 美 주식 투자로 자산 20억 넘게 증가안정 자산인 채권에 투자한 최상목 등 공직자들도 눈길공직자 5명 중 1명 코인 보유 … 평균보유액 3507만원땅·아파트 중심이던 고위공직자 자산, 금융으로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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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재산공개 의무가 있는 고위공직자 2047명 중 다수가 해외 빅테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의 고위공직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채권 등에 눈을 돌리는 동시에, 일부는 고위험 자산인 코인 투자에도 나서면서 국내 금융투자에 머무르던 과거와 달리 자산 운용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2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게재한 2024년 말 기준 공직자 재산공개 현황을 보면 엔비디아·아마존 등 미국 기술주 덕분에 재산이 급증한 고위공직자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브라질 국채 등을 정리하고 엔비디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미국 기술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주식 자산이 3억9000만원에서 28억9000만원으로 급증했다. 그는 총 74억원을 신고하며 전국 광역단체장 중 자산 1위를 차지했다.심우정 검찰총장은 미국 IT 기업 등 해외 주식에 적극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 장남, 장녀가 엔비디아, TSMC,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매수해 증권 가액만 약 26억원 증가했다. 심 총장의 재산은 약 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억6000만원이 늘었다.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30년 만기 미국 국채에 1억9712만원을 투자했으며,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총 4억4000만원어치의 국고채를 보유 중이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367억원의 압도적인 재산을 신고한 가운데 한국남부발전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공기업 채권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 금융당국 고위공무원과 산하기관장도 해외 주식을 다수 보유 중이다.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아마존 340주, 알파벳A 154주, 애플 475주, 엔비디아 1600주 등 미국 빅테크 주식을 대거 갖고 있었다.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도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량의 미국 빅테크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위원이 보유한 해외 주식 가치는 지난해에만 15억원 넘게 증가해 약 42억원에 달하면서 전체 재산 규모도 100억원을 넘어섰다.고위공직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투자도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전체 공개 대상자 중 411명(20.1%)이 총 144억1228만원어치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1인당 평균 보유액은 3507만원으로 집계됐다.김혜영 서울시의원은 비트코인과 리플 등 16종의 가상자산을 포함해 총 17억655만원을 신고해 가장 많은 가상자산을 보유한 공직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시의원의 가상자산은 지난 1년간 15억4698만원 증가했다.이어 최민규 서울시의원(16억2136만원), 김기환 부산울산고속도로 대표이사(14억2618만원) 등도 고액의 가상자산 보유자로 나타났다. 이들은 리플, 루나클래식, 아티디움, 챌린지닥 등 고위험 코인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가상자산은 지난해부터 4급 이상 공직자에게 신고 의무가 부여되면서 올해로 두 번째 공개된 항목이다. 1급 이상 공직자는 보유현황뿐 아니라 자산 획득 경로 및 1년간 거래내역까지 제출해야 한다.이번 재산공개는 고위공직자들의 자산 운용 성향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한편, 올해 공개 대상 정부 고위공직자 2047명이 보유한 재산은 평균 20억6314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경기 침체 속에도 1년 전보다 평균 1억6000만원가량 늘었는데, 공직자 10명 중 7명꼴로 재산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