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105억~115억달러 전망”印 증시 부침에 기업가치 영향현금성 자산 7.5조에도 FCFF ‘마이너스’올해 설비투자액 4.3조원 목표 … 전년 比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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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인도법인의 기업가치가 당초 예상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사업 투자도 속도 조절에 나설지 주목된다. 

    27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LG전자가 IPO를 추진 중인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105억~115억달러(한화 약 15조4200억원~16조8900억원)쯤으로 예상된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거론된 최대 기업가치 150억달러(약 22조원)와 비교해 23.3~30% 가량 낮아진 수준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하고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로부터 IPO 예비승인을 받았다. IPO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올 상반기 내 상장이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업가치 하락 배경으로는 최근 인도 증시가 부침을 겪고 있는 점이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화 강세,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인도 증시서 외국인들이 대거 빠져나간 영향이다. 

    최근 들어 소폭 반등의 기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만큼 여전히 인도 증시의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평가다. 

    인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법인의 상장으로 최대 15억달러, 한화 약 2조2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인도법인 지분 15%(1억1820만주)를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을 통해 IPO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공모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인도 법인이 아닌 한국 본사로 유입될 예정이었다. 

    LG전자는 구체적인 자금 활용 방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인도 생산 확대와 전사 차원의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실제 현재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스리시티에 3공장을 신설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경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달 자금이 줄면 투자 계획도 수정해야 할 수밖에 없다. 

    작년 말 기준 연결기준 LG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5730억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만기가 1년 이내 도래하는 유동부채는 작년 말 기준 27조3074억원이다.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채무가 19조4000억원이고 단기차입금은 5644억원에 불과하다. 

    매입채무의 경우 그나마 이자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낫지만 이 또한 전년과 비교하면 2조원 가량 늘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며 작년 말 기업잉여현금흐름(FCFF)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적잖은 투자도 진행해야 한다. LG전자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설비투자금액을 4조3345억원으로 설정했다. 전년 3조6267억원 대비 20%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물론 VS사업본부(전장), ES사업본부(냉난방공조) 등 전 분야 설비투자를 늘려 핵심제품 및 기술 역량 확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인도와 중동 등 신흥시장 유망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하며, 미국 관세 리스크에 따라 추가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전날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테네시 공장에 냉장고·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 정비 작업이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면 지체 없이 (미국에 증설)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