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HBM 매출 5조원 예상 … 올해 2배 성장 자신감연간 HBM 매출 20조 넘길 듯 … 전체 영업익 33조 전망
  • ▲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이미지 ⓒSK하이닉스
    메모리업계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 벽을 넘어서면서 HBM 1등인 SK하이닉스의 올해 첫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HBM에서만 5조 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25일 반도체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에 HBM 사업에서만 5조 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제품별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메모리 시장에서 핵심 고부가제품으로 자리잡은 HBM의 실적에 대해선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더구나 HBM 후발주자지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마이크론이 이례적으로 HBM 실적을 공개해 관심이 증폭됐다.

    마이크론은 지난 20일(미국시간) 2025 회계연도 2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 실적발표에 이은 콘퍼런스콜에서 "HBM 매출이 사상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50% 성장한 수치로, 전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는 점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앞서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업계 실적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 바로미터'로 통했지만 이들이 HBM 사업에 적극 뛰어들면서부터는 HBM과 같은 AI(인공지능) 수요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의미가 더해졌다.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 AI 데이터센터향 D램 매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HBM 시장 점유율 10% 안팎의 마이크론이 역대 최대 수준의 HBM 실적을 올리면서 압도적 점유율로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실적 눈 높이를 높이는 분위기다. 일단 증권업계에선 마이크론의 HBM 실적을 토대로 SK하이닉스는 5조 원 가량의 HBM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SK하이닉스의 자체 전망도 올해 성장한다는데 방점을 찍은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진행된 지난 1월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지난해 4.5배 성장 대비 속도 조절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체 D램 사업 중 HBM 매출 비중이 지난해 4분기 기준 40%까지 확대됐다는 점도 성장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올해 첫 분기 실적부터 좋은 흐름을 이어가 연간 기준으론 HBM에서만 20조 원대 매출을 바라본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에 이어 12단 제품이 양산 준비를 완료하고 본격 출하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부가가치가 더 높아져 예상보다 빠르게 매출 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여기에 올해 메모리 가격 반등이 시작되며 범용 제품들도 업사이클을 타게 되면 지난해 세웠던 역대급 실적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울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더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올 들어 SK하이닉스 연간 실적 전망치를 재차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23조 4673억 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33조 원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게 최근 컨센서스다.

    반도체업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대폭 올린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모건스탠리는 기존에 SK하이닉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난해 실적보다 낮은 20조 6000억 원으로 잡았다가 최근 29조 1000억 원으로 수정했다. 무려 41%나 전망치를 올린 셈이다. 더불어 목표 주가도 크게 높이며 기존 시각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