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매입액 줄였지만 다른 부품 가격 급등세시장 점유율 1위 위협 … 가격 협상력 관건엑시노스 전담 TF 꾸려 … 최원준 사장 역할 주목
  • ▲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6(왼쪽)와 Z폴드6.ⓒKT
    ▲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6(왼쪽)와 Z폴드6.ⓒKT
    갤럭시S 시리즈의 흥행에도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수익성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퀄컴 AP(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엑시노스, 디멘시티 등 중저가 AP 혼용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의 공세가 이어지며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는데다 부품 가격 상승도 겹치며 수익성 개선 시점이 멀어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은 2023년 11조7320억원에서 지난해 10조9326억원으로 1년 새 6.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카메라 모듈 매입액이 5조5356억원으로 6.2% 증가한 것에 비해 대조적이다.

    스마트폰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AP 매입가가 줄어든 배경으로는 매입처 다변화가 꼽힌다. 퀄컴 AP 가격이 지난해 7%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는 중저가 AP 비중을 높여 가격 방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퀄컴 AP 가격 협상력을 높이지 못하자 갤럭시S24 일부 모델에 자체 AP인 엑시노스2400을 탑재하고, 갤럭시탭 S10에 대만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 칩을 사용하며 원가 절감에 나섰다.

    여기에 애플, 중국 스마트폰 공세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자연스레 AP 매입 부담도 줄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2430만대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이 결과 지난해 MX‧네트워크 사업부 수익성은 눈에 띄게 줄었다.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17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6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4%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첫 AI(인공지능)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선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울트라 모델의 시작가를 높여 가격을 방어했고, 상반기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하반기 퀄컴 AP를 탑재한 폴더블 신제품이 올림픽 특수에도 판매량을 올리지 못하며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 내렸다.
  • ▲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삼성전자
    ▲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삼성전자
    올해도 수익성 개선은 묘원할 것으로 보인다. 후속 시리즈인 갤럭시S25가 역대 최단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격을 동결한데다 원가 부담이 해결되지 못해서다. 

    삼성전자는 아직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쟁사인 애플과 중국 저가 공세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애플이 단 1%포인트 격차로 2위(18%)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뒤쫓고 있다. 샤오미, 화웨이, 비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공세도 두텁다.

    향후 MX 사업부 수익성은 부품 가격 협상력이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 OLED 패널, 카메라 모듈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가 각각 생산하고 있어 가격 협상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AP의 경우 엑시노스 수율 향상을 노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스2500을 탑재하고자 했지만 수율 문제로 실패했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최근 엑시노스2600 전담 TF를 구성해 갤럭시S26 탑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의 후임으로 꼽히는 최원준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퀄컴 출신인 최 사장은 이달 초 갤럭시S24, S25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부품을 구매해야 하고, 원가 부담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