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M&A 성과낼 것" 공언소니오·옥스퍼드 시멘틱·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인수대표이사 직속 미래사업기획단 신설하기도보유 순현금 93조원 … 대형 M&A 실탄 충분AI 반도체·전력반도체·車 반도체·첨단 패키징 분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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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인수합병(M&A)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 선언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올해 반도체 분야에서 유의미한 M&A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미국, 유럽 및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및 AI 관련 기업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를 콕 찝어 M&A를 언급한 것은 해당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대만 TSMC를 따라잡지 못하며 고전을 겪고 있다. 대형 M&A를 통해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초격차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최근 늘고 있는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M&A 또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야 M&A의 필요성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AI 수요와 이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칩 수요로 활발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M&A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TSMC와 브로드컴의 인텔 인수설이 나오는가 하면, 소프트뱅크그룹 또한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페어컴퓨팅을 인수했다. 메타 또한 국내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에 M&A를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분야에서만 30건이 넘는 M&A를 단행하기도 했다.삼성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주총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등에서 M&A에 대해 언급해왔다. 그러나 조 단위 대형 M&A는 10년 전인 지난 2016년 전장·오디오 회사 하만과의 빅딜이 마지막이다. 2021년 3년 안에 의미있는 M&A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다른 소식이 없는 상태다.당시 삼성전자는 약 80억달러(당시 한화 약 9조원)에 하만을 인수했다. 이는 삼성전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였다. 하만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삼성전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삼성은 비교적 소규모 M&A는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난해 5월 자회사 삼성메디슨을 통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했으며, 이어 7월에는 영국 기술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를 품었다. 국내에서는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추가 매입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관련 조직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말 대표이사 직속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말엔 정기 인사를 통해 고한승 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전신인 신사업팀에서 바이오를 발굴해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기획단은 글로벌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분석하며 삼성이 받아들여야 할 부분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최근 조직 재정비를 통해 신사업팀도 설립했다.대형 M&A에 활용하기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약 113조원이었다. 여기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93조원 수준이다.다만 반도체 산업의 경우 주요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승인 이슈도 있어 M&A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회사마다 공정이나 사용하는 기술이 달라 통합의 시너지를 내기도 쉽지 않다. 이 같은 이유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M&A 추진하지 않았다.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의 M&A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시대의 데이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최근 전장용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분야도 거론된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샤오미와 BYD 등 현지 기업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전장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막대한 설비투자보다 M&A가 안전한 선택지로 볼 수 있다”면서 “조만간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있는데다 AI 수요로 인한 고성능칩 수요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M&A를 하기 적절한 시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