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김 연구 맡은 이상민 대상 Seaweed기술팀장 인터뷰자연환경 활용한 '부착식' 양식 진행 … 지역 어가와 상생2030년 육상 김 상용화 목표
  • ▲ 28일 종로구 인의동 대상 본사에서 만난 이상민 대상 Seaweed기술팀장 ⓒ서성진 기자
    ▲ 28일 종로구 인의동 대상 본사에서 만난 이상민 대상 Seaweed기술팀장 ⓒ서성진 기자
    "김은 전세계에서 '건강 스낵'으로 각광받으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 온난화가 진행되며 생산은 불안정해진 상황이지요. 미래 식량자원, 신사업으로 지목되는 해조류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육상 김'이라는 새 양식의 기반을 구축하게 됐습니다."

    28일 종로구 인의동 대상 본사에서 이상민 대상 Seaweed기술팀장을 만났다. 그는 약 24년간 해조류 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일명 '김 전문가'다. 2015년 대상에 입사해 육상 양식, 해외 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전략을 수립해오고 있다.

    이 팀장에 따르면 대상이 육상 김 양식에 발을 들인 시기는 2016년이다. 육상 김 양식이란 바다와 유사한 김 생육환경을 조성해 김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방식을 뜻한다. 

    기존 김 양식은 겨울철 짧은 시기에만 수확이 가능해 가동률이 떨어지고 관련 분야 인력 고용이 불안정했지만 육상 김 양식은 연중 생산이 가능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고 근로자의 연중 채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정해진 환경 안에서 김을 양식하다 보니 미세 플라스틱, 방사능 등 안전성에 대한 불안 요인도 해소할 수 있고 성분 등을 조절해 다양한 형태로 김 관련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 팀장은 "대상은 김 전문 기업 최초로 해조류 연구센터를 만들어 품종부터 양식, 1차 가공, 2차 가공까지 전반에 대한 신기술 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 대상은 전통 김 양식 방식인 '부착식'으로 육상 김 양식을 진행 중이다. ⓒ대상
    ▲ 대상은 전통 김 양식 방식인 '부착식'으로 육상 김 양식을 진행 중이다. ⓒ대상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뛰어든 시기는 2023년이다. 고흥군·하나수산과 함께 친환경 김 육상양식 기반 구축 시범사업을 통해 산업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고흥은 우리나라에서 김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시범사업은 성공적이었다. 육상에서 물김 엽체를 시판할 수 있는 크기인 40~50cm까지 성장시키며 1차 시범 양식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를 토대로 2차 국책 과제에 선정, 현재는 20억원을 투자해 전라남도·고흥군·하나수산과 2차 시범 양식을 위한 육상양식 시설을 조성 중이다. 올해 5월경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팀장은 "1차 시범 양식 때는 130여평 공간에서 김을 양식했는데, 현재 700평 가량 시설로 확대 운영에 나섰다"고 했다. 

    대상 육상 김 양식의 가장 큰 특징이자 타 업체와의 차별점은 '부착식'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육상 김 양식에 뛰어든 여타 기업들은 큰 수조 안에 '부류식'으로 김을 양식하는데, 이와 대조적이다. 

    이 팀장은 "김은 '부착성 해조류'로 어딘가 부착돼있을 때 잘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씨앗을 붙인 뒤 김이 40~50cm 가량 자라면 7번 정도 채취하는 전통 양식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부류식 양식 방식은 장소에 구애 없이 김을 양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엽체의 크기에 제한이 있는 데다 여러 차례 채취할 수 없어 생산성이 떨어진다. 

    대상이 택한 부착식 양식은 바다 인근에 위치해야하고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만 생산 효율성이 뛰어나다. 
  • ▲ 이상민 대상 Seaweed기술팀장이 육상 김 양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상민 대상 Seaweed기술팀장이 육상 김 양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부착식 양식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바다해수를 그대로 끌어와 깨끗하게 여과한 후 사용한다. 양식에 필요한 빛은 태양광을 주로 활용한다. 

    이 팀장은 "대상의 방식은 환경친화적인 데다 어가들과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온난화, 병해 등으로 어가가 김 양식에 어려움을 겪을 때 육상 김 양식을 통해 키운 김을 공급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라는 설명이다. 

    바다 인근에 김 양식 시설이 들어서있기에 생태복합양식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있다. 일례로, 협업을 진행 중인 하나수산의 경우 김과 새우를 양식하는 어가다. 김 옆에서 양식하는 새우의 양식수를 김의 영양분으로 재활용해 환경친화적이다. 

    이 팀장은 "바다 인근에서 육상 김을 양식하는 방식은 장점이 굉장히 많다"며 "낮은 수온에서 자라는 김의 특성을 고려하면, 여름철 수온을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인데, 인근 지하 해수를 끌어와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 대상 연구실에서 보관 중인 김의 씨앗들 ⓒ대상
    ▲ 대상 연구실에서 보관 중인 김의 씨앗들 ⓒ대상
    대상은 고흥에 추가 면적을 확보해 사업을 확대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내년부터 5년간 총 350억원을 투자해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착수하는데, 대상도 3차 파일럿을 준비하기 위해 국책과제를 신청한 단계다. 

    이 팀장은 "국책과제에 선정될 경우 조금 더 규모 있는 투자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9년까지 기술개발을 진행한 후 2030년경부터 육상 김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재래김으로 알려진 '방사무늬김' 속성장 품종의 복원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고유 품종을 복원해 육상 양식장에 접목하겠다는 취지다. 

    육상 김 양식에 성공할 경우 대상의 글로벌 입지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상은 연 1550억원 가량 해조류 관련 매출을 내고 있는데, 1400억원 가량이 김이다. 글로벌 40여개국에 김을 수출하고 있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현지 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한다. 
  • ▲ 육상 김 양식을 통해 채취한 김ⓒ대상
    ▲ 육상 김 양식을 통해 채취한 김ⓒ대상
    이 팀장은 "기술 개발, 땅 확보, 해수를 끌어오기 위한 유틸리티 비용 등 육상 김 상용화까지 헤쳐나가야 할 어려움들도 많아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육상 김 등 현실적인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마른김 등급제', '김 제품 규격안' 등 각종 제도, '미생물 제어' 등과 관련한 체계적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를 강화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김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