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25% 날벼락에 K-푸드 수출장벽 높아져사실상 미국 내 소비자 가격 인상 불가피미국 내 생산공장 갖춘 기업도 '강달러'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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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한국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식품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눈앞으로 다가온 사상초유의 상호관세를 두고 각 기업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고 기반을 닦아온 곳과 수출에 집중해온 기업간의 온도차다.식품기업들은 한국 뿐 아니라 주요 국가에 비슷한 수준으로 관세가 책정된 만큼 여진(餘震)은 예상 범위라고 보면서도, 보편관세에서 촉발될 달러 강세에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호관세 25% 날벼락 … ‘K-푸드’ 제동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2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미국 기업의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상호관세는 4월 5일 시행되는 기본관세와 더불어 9일부터 적용되는 개별 관세로 구성됐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대만, 베트남, 유럽연합 등 주요 무역상대국에도 상호관세가 부과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다른 국가들은)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라면서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20% 수준으로 예상했던 상호관세가 25%로 책정되면서 주요 식품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세로 인해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 식품산업의 경우 타 국가 제품과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 인상은 경쟁력의 악화로 이어진다.식품업계는 미국 내 K-푸드 인기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5억9290만달러로, 전체 농식품 수출액의 15.9%를 차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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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초유 상호관세에 美 수출기업 난색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갖춘 기업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가 주요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내에 보유한 공장만 20곳에 달한다.여기에 더해 사우스다코타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상대적으로 상호관세에 자유로운 이유다.오뚜기 역시 캘리포니아에 현지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내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으며, 2028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현지 생산과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대상은 2022년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LA 현지에 대규모 김치공장을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총 대지면적 1만㎡ 규모로 연간 2000톤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설비와 원료창고 등을 갖추고 있다.농심은 미국 현지에 제3공장을 건설하려다가 부산에 수출전용 공장을 짓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1공장과 2공장만으로는 미국 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수출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삼양식품은 일단 현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25%라는 관세가 부담인 만큼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베트남에 수출 전용 공장 착공에 나선 하이트진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상호관세에서 한국보다 높은 46%가 책정됐기 때문. 베트남공장은 축구장 11배 크기의 8만2083㎡(2만5000여평) 부지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로 건설돼 2026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사실상 베트남 공장에서의 대미 수출은 경쟁력이 없는 만큼, 추후 공장이 완공되더라도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미국으로 돌릴 가능성이 점쳐진다.A업체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추더라도 25% 관세를 소화할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내 소비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B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수준에 관세가 책정됐고, 일부는 (한국보다) 관세가 더 높은 상황”이라면서 “오히려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를과 비교했을 때 관세에서 우위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C업체 관계자는 “수출 지역 다변화와 환율 등으로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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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병은 ‘강달러’ … 원달러 환율 1500원선 노크미국 내 생산기지를 갖춘 기업은 달러 추세를 주시하고 있다. 그간 미 달러는 트럼프의 보편 관세가 언급됐을 때부터 출렁였기 때문이다.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와 유예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달러 약세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주요국 환율은 미국 대선 이전으로 돌아가는 추세를 보여왔다.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관세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달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76.38원으로 3월 27일 기준 1462.88원 대비 상승했다.지난해 10월 1311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올라 불과 6개월 사이 150원이 올랐다. 이 중 20원 정도가 계엄 사태로 인한 불안정성 때문이라는 한국은행의 추산을 감안하해도 가치 하락세는 상당하다.D업체 관계자는 “관세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으로 달러가 오르게 될 경우 미국 내 생산시설이 있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등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