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한카드, 주총서 '기업정보조회업' 사업 목적에 추가금융당국 "신용평가 고도화 통해 영세 법인 금융 접근성 높일 것"업계 "신용판매 수익 줄어 … 새로운 수익원 확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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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자 카드사들이 데이터 기반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기업정보조회업이 카드사의 겸영 업무에 포함되면서 주요 카드사는 정관을 변경하고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데이터 사업의 매출 비중이 아직 크지 않아, 실질적인 수익 창출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데이터 경쟁력 활용해 기업정보조회업 진출 잇따라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관에 기업정보조회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삼성카드는 "현재 영위 중인 데이터사업들과 시너지 제고를 목적으로 기업정보조회업 진출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역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관 상 사업목적에 기업정보조회업을 추가했다. 신한카드는 2023년부터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돼 관련 업무를 수행 중이다.

    기업정보조회업은 법인·기업의 거래 내역, 신용거래 능력 등을 분석해 이를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는 신용정보업의 일종이다. 카드사는 가맹점의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세 법인에 대한 신용평가와 대출 심사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BC카드는 지난해 5월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현재는 영세 법인 가맹점의 신용분석 데이터를 케이뱅크 등 주요 금융기관에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기업 신용대출에도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의 겸영 업무 범위에 기업정보조회업을 추가했고 이에 따라 카드사는 기존 개인사업자 중심에서 벗어나 법인에 대한 신용정보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해졌다.

    카드사가 기업정보조회업에 진출하면 가맹점으로 등록된 영세·중소 법인에 대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법인을 보유한 영세 개인사업자는 대출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당국은 금융권의 기업신용평가 고도화 지원을 통해 영세 법인의 금융 접근성과 포용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정보조회업 라이센스 취득 시 법인 가맹점주 등에 대한 다면적 평가 정보 제공이 가능해져 향후 SME사업자(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포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현재 데이터 판매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진 않지만 성장세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에 본업 흔들 … '먹거리 찾기' 나선 카드사

    카드업계가 데이터 기반 신사업에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본업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2024년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5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8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65%로 0.02%p 상승했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줄었다.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가 지난해 벌어들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8조1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전년(30.2%) 대비 1.2%p 감소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것이다. 당국은 지난 2012년부터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해 수수료율을 조정해왔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카드론 확대에 나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2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1월 말 잔액 42조7309억원 보다 약 25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카드론마저 규제 대상에 오르면서 수익 확보가 쉽지 않게 됐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말 각 카드사에 카드론 관리 목표치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카드사들은 잔액과 연체율을 고려해 자체 기준을 세우고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에 카드업계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 판매 수익성 악화로 카드사들이 데이터 사업 등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