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장관, 이임식서 조기대선 출마 공식화"민생은 고단하고, 청년들은 미래 꿈꾸기 어려운 현실""국민들께서 (출마)원해 … 국가 어려움 해결에 책임감"
  •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보수 진영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6월3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장관은 8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이임식에서 "지금이야말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때"라면서 "저는 오는 6월3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대통령께서는 궐위되셨고, 민생은 고단하고 청년들은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며 입을 열었다.

    김 장관은 "한때 노동조합위원장으로서 월급을 제때 받기 위해 단체행동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제가 장관으로서 내렸던 첫 지시는 임금체불 근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일거에 해결은 못했지만, 근로감독관 여러분들께서 열심히 뛰어주셨다"고 했다.

    김 장관은 "산업환경이 빠르게 변하며 기존 근로기준법만으로는 보호하기 어려운 노동 약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난 겨울 쉼터에서 만난 배달 종사자들, 올 초 평화시장에서 뵌 청소·경비 근로자들처럼 노동 현장에 보호와 지원이 절실한 노동 약자들이 많다. 법 제정을 위해 계속 노력해 달라"고 고용부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노동 개혁 과제"라며 "기업이 활력을 되찾고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하고 노동자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계속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김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기대선 시 보수 진영 후보들 가운데 지지도 1위를 지켜왔다. 김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내가 원해서 밀어달라고 한 게 아니고, 우리 안타까운 정치 현실과 국민의 답답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 장관은 이날 오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서 원하고 아는 분들도 원했다"며 "여러 국가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 책임감을 느껴서 사임을 하고 출마하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서성진 기자
    <아래는 김문수 장관의 이임사 전문>

    고용노동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4년 8월 30일 제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노동개혁을 위해 저와 함께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작별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궐위되셨고, 민생은 고단하고 청년들은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때입니다.

    저는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고자 합니다.

    1970년대 한일도루코 노동조합위원장으로 노동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5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근로감독관 여러분과 함께 노동자들을 위하여 일하게 되었습니다.

    한때 노동조합위원장으로서 월급을 제때 받기 위해 단체행동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부당노동행위나 체불임금이 있으면 근로감독관님들이 나서서 신속히 해결해주는 좋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제가 장관으로서 내렸던 첫 지시는 임금체불 근절이었습니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일거에 해결은 못했지만, 근로감독관 여러분들께서 열심히 뛰어주셨습니다.

    체불임금의 40%가 퇴직금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마주하며 퇴직연금 의무화도 추진하였습니다.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와 노동약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민원실을 고객들께서 만족하실 수 있도록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산업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시대, AI 시대에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기존의 대공장 체제의 근로기준법만으로는 보호하기 어려운 노동 약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쉼터에서 만난 배달 종사자들, 올해 초 평화시장에서뵌 청소·경비 근로자들처럼 노동현장에는 여전히 보호와 지원이 절실한 노동약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노동약자보호법이 하루 빨리 통과되어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를 기대했습니다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법 제정을 위해 계속 노력해 주시고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청년 취업이 어렵다는 현실입니다. 간담회, 훈련 현장, 채용박람회 등 다양한 자리에서 청년들을 만났고 그때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쉬었음' 청년은 50만 명을 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해 꿈을 펴지 못하는 청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노동개혁 과제입니다. 이는 고용노동부 노력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모든 경제주체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계속 고용은 기업의 현실에 부합하면서도 미조직 상태의 한계선에서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과 조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균형있게 추진하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분들을 위하여 지혜를 모으고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청렴도 1위', '정부업무평가 우수 부처', '주목받는 부처 1위'가 된 우리 고용노동부 가족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중국발 저가 상품이 밀려오고 미국발 관세 충격이 우리를 엄습하고 있으며 AI 시대가 일자리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 3각 파도 앞에서 고용노동부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을 떠나야 하는 제 마음은 매우 무겁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더 낮은 곳에서 더 뜨겁게 일할 것입니다. 기업이 활력을 되찾고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하고 노동자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계속 힘을 보태겠습니다. 장소는 달라도 마음은 늘 고용노동부 가족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향하여 나아가고자 합니다. 

    고용노동부 가족 여러분,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