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베트남 등 관세폭탄 시간 벌어아이폰 90% 생산기지 중국은 125% 폭탄현대모비스 등 車 부품사도 안도의 한숨LG엔솔·삼성SDI, 46파이 배터리'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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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당분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특히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배터리, 가전 등은 관세라는 중대 고비를 넘기게 됐다.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으름장이 진심이 아닌 단순 협상 수단에 불과하다는 게 이번에 증명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는 모양새다.10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70여개국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할 방침이다.이에 따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도 기존 25%에서 10%로 낮아지게 됐다.전체 수출의 51%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업계엔 한시름 놓게 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278만여대를 수출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143만여대가 미국으로 수출됐다.자동차 산업 '공동화' 우려도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지난달 미국에 향후 4년간 총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국내 생산량을 줄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하지만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현대차그룹은 내수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최준영 기아 사장은 지난달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 관련 민관합동 긴급 대책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생산을 줄이지 않고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미국 수출비중이 88%에 육박하는 GM코리아의 경우 한동안 '한국시장 철수설'에 시달린 바 있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 완화로 현장직 1만1000명과 협력사 3000여 곳 임직원들은 걱정을 덜게 됐다.자동차 부품사들도 걱정을 덜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전체 수출 물량의 40%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한다. 한온시스템도 멕시코와 캐나다 등지에서 부품을 생산해 미국 내 자동차 업체에 공급한다.배터리 업계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오창에서 차세대 46파이 배터리를 양산해 테슬라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관세 우려가 해소되면 원활한 공급이 기대된다. -
-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삼성SDI는 천안에서 46파이 배터리를 양산해 베트남에서 이를 모듈로 조립하고 미국에 수출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 46% 상호관세를 부과해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기존 46%에서 10%로 낮아지면서 삼성SDI의 46파이 배터리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배터리 소재사들도 안도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포항 ▲포스코퓨처엠은 광양·포항 ▲L&F는 대구 ▲LG화학은 청주 등에서 양극재를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다. -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IT·가전 업계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관세 유예 대신 오히려 104%에서 125%로 인상했는데, 문제는 애플의 아이폰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다.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절반이 생산되는 베트남에 대한 관세는 46%에서 10%로 낮아졌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산가지가 있는 태국,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도 각각 기존 37%, 25% 수준에서 10%로 낮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