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손보사 순익 총 2조352억원 … 전년比 20% 감소보험손익 일제히 하락 … 독감유행·대형산불 영향업계, 순위 변동 치열 … 메리츠 2위·KB손보 4위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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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던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1분기엔 주춤했다. 독감 재유행과 대형 산불,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보험손실이 급감하면서다. 투자이익이 일부 실적을 방어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이에 따라 업계 주요사들의 순이익 순위도 뒤바뀌었다. 메리츠화재는 DB손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고, KB손보는 현대해상을 앞질러 4위에 안착했다. 2분기 역시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손보사 간 순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장기보험·車손해율 덮쳤다 … 손보사 1분기 보험손익 '뚝'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2조35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434억원)와 비교해 20% 감소했다.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은 독감 재유행, 대형 산불, 한파·폭설로 인한 자동차 사고 증가 등으로 인한 손해율 급등이다. 여기에 자동차보험료 인하까지 겹치며 보험손실이 커졌다. 손보업계는 투자손익으로 실적을 방어했지만, 보험손익 감소 폭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삼성화재는 1분기 60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13.2% 감소, 전년 동기 대비 기준 3년 만에 역성장을 나타냈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299억원으로 70.9% 급감했다. 일반보험 손익도 10% 줄어든 496억원에 그쳤다. 투자이익은 7397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46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3598억원으로 21.4% 감소했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모두 적자를 냈다. 특히 자동자보험과 일반보험 손익 부문에서 각각 69억원, 2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같은 기간 29.3% 증가한 2621억원으로 집계됐다.DB손보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4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 손익은 전년 대비 28.5% 줄어든 402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익은 458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LA 산불 여파로 일반보험에서도 37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투자손익은 19.8% 증가한 2440억원으로 나타났다.현대해상은 203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57.4% 감소, 5대 손보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분기 손실부담계약 환입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감소폭은 약 32%에 달한다. 보험손익은 독감 유행 등 호흡기 질환 손해 증가로 1143억원에 그쳤고, 전년보다 74.2% 급감했다. 자동차보험 손익도 63% 줄었다.반면 KB손보는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순이익은 3135억원으로 8.2% 증가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2631억원으로 28.6% 감소했지만, 투자이익이 1656억원으로 441%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KB손보는 현대해상을 1000억원 이상 앞서며 순이익 기준 업계 4위로 올라섰다.한편 지급여력제도(K-ICS·킥스)비율 방어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1분기 킥스 비율은 266.6%, 239%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p, 12.1%p 상승했다. 반면 DB손보는 204.7%로 24.9%p, KB손보는 182.1%로 20.3%p 하락했다. 현대해상은 159.4%로 7.5%p 줄었다.◇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장기보험 손해율 가정, 신뢰성 의문"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손보업계 내부에서 순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KB손보는 현대해상을 1000억원 이상 앞서며 4위에 올랐고, 메리츠화재는 DB손보를 근소하게 제치며 2위 자리를 차지했다.지난해 같은 기간 DB손보는 메리츠보다 900억원가량 많은 순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메리츠가 155억원 앞서며 순위가 뒤바뀌었다.이처럼 양사 간 순위가 다시 바뀌는 상황에서, 장기보험 손해율 가정 방식에 대한 논의도 수면 위로 올랐다.14일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메리츠화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체적인 보험사 회계적 정합성은 아직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장기손해율 가정을 통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김 부회장은 "현재 회사 간 실적손해율은 유사한데, 예상손해율의 추세는 완전히 반대인 경우가 확인된다"며 "현재 실적손해율보다 예상손해율을 현저히 낮게 가정한 회사도 보인다"고 지적했다.업계에서는 수익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DB손보를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대형산불,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인한 손해율 상승 여파로 2분기 역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