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 반환 요구'실적 악화' 콜마비앤에이치 이사 선임 갈등 점입가경행동주의 펀드 달튼 인베스트먼트 개입 하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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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
콜마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남매 갈등이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법적 대응으로 격화되고 있다. 윤 회장은 장남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내분 해결에 나섰다. 윤 회장은 장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18일 "윤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2019년 12월 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한 바 있다. 현재 콜마홀딩스 지분은 윤 부회장이 31.75%, 윤 회장이 5.59%, 윤 대표가 7.45%를 보유하고 있다.
콜마그룹은 그간 창업주 윤 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승계를 조용히 진행해왔다. 화장품(한국콜마), 제약(HK이노엔), 건기식(콜마비앤에이치) 등 3개 축 중 화장품과 제약은 윤 부회장이, 건기식은 윤 대표가 각각 맡는 구도였다. 남매 간 뚜렷한 갈등 없이 승계가 이뤄져 왔다.
하지만 이 같은 균형이 깨진 건 최근이다. 콜마홀딩스는 지난달 2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하며 갈등의 전면화가 시작됐다.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콜마홀딩스는 "윤 대표의 경영 실패로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 영업이익은 2020년 1092억원에서 지난해 246억원으로 급감했고 매출은 같은 기간 6059억원에서 6156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과거 실적 부진을 이유로 경영권을 흔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하며 지난 10일 임시 주총 소집 허가의 위법성을 다투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그는 콜마홀딩스의 경영 개입을 "경영권 약정 위반이자 경영질서 파괴"라고 비판했다.
-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윤 회장은 그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지난달 콜마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 부회장이,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 대표가 맡기로 한 기존 합의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콜마비앤에이치에 따르면 2018년 9월 윤 회장은 두 자녀와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는 3자 경영 합의를 맺었다. 윤 부회장이 그룹 전체를 이끌되 윤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자율적으로 경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윤 회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 권한을 남용해 승계구조를 일방적으로 바꾸려 한다며 소송에 나섰다"면서 "윤 회장이 당시 이런 사태를 예상했다면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콜마홀딩스는 "윤 회장의 소송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갈등의 또다른 변수로 행동주의 펀드 달튼 인베스트먼트를 주목하고 있다. 달튼은 지난 3월 콜마홀딩스 지분을 5.01%에서 5.69%로 늘리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고 정기 주총에서는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시켰다. 이에 따라 아버지·딸과 장남·달튼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며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주까지 법적 대응에 나선 만큼 갈등이 단기간에 봉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권을 둘러싼 소송전과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이 맞물리면 그룹 지배구조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자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이날 오전 11시20분 기준 콜마홀딩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89% 오른 1만4710원에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