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교촌 협약 당시 요기요 등 교촌 입점 철회 오해 확산MAU 격차 좁혀져 … 배민, 쿠팡이츠 견제 위해 총력 업계 "배민 마케팅 무리수" 시선도
  • ▲ 요기요는 최근 앱 메인 팝업을 통해 '교촌치킨 주문은 요기요' 문구 공지에 나섰다. ⓒ요기요 앱 캡처
    ▲ 요기요는 최근 앱 메인 팝업을 통해 '교촌치킨 주문은 요기요' 문구 공지에 나섰다. ⓒ요기요 앱 캡처
    일명 '배민-교촌' 사태로 배달앱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두 회사가 입점 관련 단독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며 쿠팡이츠 뿐 아니라 요기요 등 배달앱까지 입점 철회 등 오보로 인해 피해가 확산된 것. 업계는 1위 사수를 위한 배달의민족의 무리한 마케팅이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최근 앱 메인 팝업을 통해 '교촌치킨 주문은 요기요' 문구 공지에 나섰다. 별도의 이벤트 내용을 담은 팝업이 아닌, 단순 문구를 담은 공지다. 

    요기요 측은 "교촌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과 제휴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팝업이 이달 중 체결 예정이었던 교촌과 배민의 '배민온리(배민 Only·오직 배민)' 협약 관련 소비자 인식 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을 내고 있다. 

    앞서 6월25일 배민과 교촌에 따르면 양사는 이르면 이달 배민온리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향후 2~3년간 쿠팡이츠에서 입점을 철회하고 배민을 중심으로 교촌치킨 메뉴를 판매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당초 쿠팡이츠 뿐 아니라 요기요 등 배달앱에서도 교촌이 입점을 철회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며 소비자 혼란이 일었다. 실제 요기요 고객센터 등에는 교촌 입점 철회 여부를 확인하는 소비자 문의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달 초 배민과 교촌의 협약이 무기한 연기되며 교촌 입점 채널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았으나, 동종업계와 소비자들의 여론은 악화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약 추진은 배민의 무리수였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이다. 

    일부 프랜차이즈에 수수료율 우대를 제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은 부당하게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행위인 '배타조건부 거래 행위'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입점업체 간 수수료 차별은 명백한 불공정"이라며 "특정 기업에 대한 우대 혜택 제공은 시장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이런 협약은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 혹은 ‘독점규제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 ▲ 현재 배민은 배달앱 시장 1위이나, 쿠팡이츠와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는 모양새다. ⓒ우아한형제들
    ▲ 현재 배민은 배달앱 시장 1위이나, 쿠팡이츠와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는 모양새다. ⓒ우아한형제들
    배민이 교촌과의 단독 협약을 추진한 배경은 결국 쿠팡이츠와의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다. 교촌치킨을 쿠팡이츠에서 배제시켜 고객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재 배민은 배달앱 시장 1위이나, 쿠팡이츠와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는 모양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배달3사 중 쿠팡이츠만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증가했다. 

    6월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의 MAU는 각각 2229만명, 1125만명, 471만명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배민과 요기요 MAU는 각각 0.5%, 6.2% 감소했지만 쿠팡이츠는 홀로 1.3% 증가했다. 특히 배민의 MAU는 1월 2261만명에서 6월 2228만명으로 33만명이나 줄었다. 

    현재 수치상으로 배민과 쿠팡이츠 MAU는 두 배 가량 차이가 나지만, 쿠팡이츠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1위 자리 역전을 기정사실화하는 시각도 우세하다. 

    실제 2023년 5월까지 10%대에 머물던 쿠팡이츠 점유율은 쿠팡 와우회원 무료배달 시작 이후인 지난해 4월 두 배로 늘어난 뒤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62만명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배민은 쿠팡이츠 견제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초 유료 구독제 '배민클럽'의 전국 확대를 시작으로 4월 말부터는 1인분 카테고리 '한그릇'을 활성화했다. 최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가 서비스 품질에서 배민을 앞지르며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브랜드 독점 입점과 같이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익을 줄여 불편을 초래하는 전략은 고객 이탈을 부추기는 것과 다름없다”며 “시스템 안전성 확보 등 고객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본질적인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교촌과의 협약 추진 배경과 관련해 배민 관계자는 "당초 소비자 혜택 강화, 업주 매출 확대를 위해 협약을 추진한 것"이라며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더 청취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의 협업을 만들기 위해 지속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