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외인·기관 순매수에 나란히 1%대 상승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책 우려 완화 속 호실적 업종↑은행·보험·증권株 동반 강세 … “투자매력 여전히 높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 증시 양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부·여당의 세제 개편안 재검토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다. 특히 세제안의 실망감을 가장 크게 반영했던 금융주들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3147.75)보다 50.25포인트(1.60%) 오른 3198.0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40포인트(1.25%) 상승한 3187.15로 출발한 뒤 장중 오름폭을 키웠다. 거래량은 2억7080만주, 거래대금은 10조868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784.06)보다 14.54포인트(1.85%) 급등한 798.60으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억8264만주, 4조7804억원으로 나타났다.

    양대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535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3422억원, 1201억원씩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9억5249만주, 15조6503억원이다.

    종목별로는 캔버스엔(29.96%), 썸에이지(29.93%), 대한조선(29.91%) 등 3개 종목이 상한가에 올랐고 ▲신흥에스이씨(23.46%) ▲블루엠텍(16.91%) ▲넥스틸(16.34%) ▲SK바이오팜(15.92%) ▲LS에코에너지(15.34%) 등도 급등세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 연준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민주당이 주식 양도세 기준 재검토에 나섰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았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책 우려 완화 속 호실적 업종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며 “코스닥의 경우 지수에 하방 압력을 부여하던 2차전지 대형주들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 노동부가 지난 1일(현지 시각) 발표한 7월 고용(농업 제외)은 전월 대비 7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10만명 증가)를 밑돌았다. 지난 5~6월 늘어난 일자리는 당초 14만4000명, 14만7000명에서 1만9000명, 1만4000명으로 각각 수정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 고용지표 악화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4.25~4.50%에서 0.25%포인트 낮출 확률을 96%로 반영했다.

    또한 당정은 증세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안의 재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법인세율 인상 ▲증권거래세율 인상(0.15%→0.20%)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 결론이 나올 수도 있나’란 질문에 “이 문제(대주주 기준)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고 법안이 아닌 시행령 사안이라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빠르게 결론을 도출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세제 개편안 재검토 여부와 관련해 “주식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있어 하루 이틀 주가 변동 폭으로만 정책을 다시 고려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 여당 혹은 많은 분이 의견을 주면 경청하겠다. 다양한 입법, 정책 문제에 있어 여당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다는 원칙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세제 개편안 발표 후 실망 매물 출회로 급락했던 금융주들이 급등세를 맞았다. 특히 지난주에는 배당 성향 상향·3억원 초과 대상자의 세율 확대에 따른 실망감에다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환원 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표출되며 그동안 배당 모멘텀 업종으로 인식됐던 금융주들의 주가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KRX 은행’ 지수는 2.59% 올라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3위를 기록했고 ▲‘KRX 300 금융(2.53%)’ ▲‘KRX 보험(2.44%)’ ▲‘KRX 증권(1.86%)’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KRX 300 금융’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 수익률이 3.95%로 오름폭이 가장 컸고 ▲KB금융(3.69%) ▲신한지주(3.19%) ▲삼성증권(3.09%) ▲iM금융지주(2.97%) ▲NH투자증권(2.94%) 등이 동반 상승 마감했다.

    금융주들의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들은 꾸준한 실적개선을 보여주고 있으며 올해 연결순이익은 역대 최대실적이 전망된다”며 “특히 주주환원율도 추가로 상향될 여지가 있어 실적개선과 주주환원 강화에 의한 투자 매력 증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가 짧은기간 가파르게 상승해 오면서 단기 관점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상당히 커졌던 와중에 주주환원 규모는 예상보다 더 크게 확대되는 반면 규제 우려 또한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소 딜레마에 빠져있던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국내 기관의 은행주 매도가 커지는 양상”이라며 “정치권에서 세제 개편안 재검토 시 낙폭이 일부 회복될 수는 있지만 신뢰 만회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데다 은행들의 밸류업 수정 방안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조정 국면 지속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