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대행사 BBH 싱가포르, 싱가포르 독립 60주년 맞아 최초의 합법적 껌 '언씽커블스' 선봬"물에 완전히 녹는 쫄깃한 사탕 형태, 싱가포르서도 껌 씹는 경험 할 수 있어"크리에이티비티의 힘으로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BBH 싱가포르의 철학 성공적으로 전달
  • 껌이 법적으로 금지된 나라 싱가포르에 최초의 합법적 껌이 등장했다. '언씽커블스(Unthinkables)'라는 이름의 껌은 모양도, 맛도, 씹는 재미도 모두 껌과 똑같지만 껌 베이스를 전혀 넣지 않은 '쫄깃한 사탕' 형태로 싱가포르의 법망을 유쾌하게 비켜 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소재의 광고 대행사 BBH 싱가포르(BBH Singapore)는 싱가포르 독립 60주년을 맞아 싱가포르 최초의 츄잉껌 '언씽커블'을 선보였다. 

    '언씽커블' 껌은 껌 베이스 없이 만들어진 덕분에, 싱가포르 사람들은 이제 벌금을 물지 않고도 껌을 씹을 수 있는 완벽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껌은 BBH 싱가포르가 설탕 공예가이자 싱가포르의 '오니 컵케이크(Oni Cupcakes)' 창립자인 아이린 챈(Irene Chan)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BBH의 사내 이노베이션 랩과 협력해 완벽한 '껌 씹는 맛'을 구현해냈다. 연구팀은 60가지 이상의 이국적인 맛과 씹는 맛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재료들을 조합해 테스트를 거친 뒤 최종 제품을 완성했다. 

    물에 완전히 녹는 쫄깃한 맛의 사탕으로 만들어진 '언씽커블'은 싱가포르의 엄격한 껌 금지 조치를 피해, 브랜드 이름처럼 싱가포르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껌 씹는 경험을 모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 ▲ BBH 싱가포르의 'Unthinkables' 캠페인. ©BBH 싱가포르
    ▲ BBH 싱가포르의 'Unthinkables' 캠페인. ©BBH 싱가포르
    광고대행사인 BBH 싱가포르가 갑자기 이 용감하고 크리에이티브한 껌을 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언씽커블스'는 실제 껌 브랜드가 아니라, BBH 싱가포르의 포트폴리오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위장 쇼케이스'다. '언씽커블스' 껌 종이에는 QR 코드가 인쇄돼 있어, 이를 스캔하면 대행사가 제작한 광고 캠페인으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맥주를 채운 스니커즈로 주목을 받았던 하이네켄의 바이럴 캠페인 '하이네킥스(Heinekicks)'나, 공포영화 형식을 차용해 여행자 보험을 홍보한 인컴(Income)의 캠페인 '트랩드(Trapped)' 등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언씽커블스'는 BBH 싱가포르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감각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혁신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인 것이다. 이를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크리에이티비티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BBH는 '껌'을 단순한 굿즈가 아닌, 크리에이티브한 대화를 여는 매개체로 활용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고, 브랜드에 명성을 안겨주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언씽커블(Unthinkable)'한 아이디어의 잠재력을, 싱가포르에서 금지된 '껌'을 활용해 유쾌하게 알리고 대화를 촉발시키고자 했다.

    사샤 쿤체(Sascha Kuntze) BBH 싱가포르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싱가포르에서 껌을 출시하는 것은, 열대 지방에서 맥주를 출시하기 위해 패딩 재킷을 디자인하는 것 만큼이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바로 그 점이 핵심이다. 크리에이티비티는 불가능을 가능케 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 ▲ BBH 싱가포르의 'Unthinkables' 캠페인. ©BBH 싱가포르
    ▲ BBH 싱가포르의 'Unthinkables' 캠페인. ©BBH 싱가포르
    많은 광고 대행사들이 자체 브랜딩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성공적인 캠페인 사례 소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BBH 싱가포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을 '껌이 금지된 나라에서 씹을 수 있는 껌'으로 직접 만들어 보여줌으로써 증명해냈다. 이처럼 자기 브랜드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아이디어, 실행력이 모두 결합될 때, 그 자체로도 훌륭한 마케팅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는 지난 1992년부터 껌 수입과 판매를 모두 금지했으며, 껌을 씹거나 뱉는 행위도 모두 불법이다. 만약 이를 어길시에는 500달러(한화 약 70만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2004년부터는 니코틴 껌과 같은 '치료용 껌'의 경우, 의사나 약사로부터 처방을 받은 경우에 한해서만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