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없는 파격과 기발한 크리에이티비티 장려하는 독특한 광고제"가짜 광고, 스펙워크 등 순수 크리에이이티비티의 장""과장하고, 밀어붙이고, 규칙을 깨라!"9개 카테고리 운영, 출품 마감은 9월 5일까지
  • ▲ ©Chip Shop Awards
    ▲ ©Chip Shop Awards
    광고주로부터 거절 당한 최고의 아이디어, 칸라이언즈에서 상을 받았어야 마땅할 최고의 작품, 아직 계약하지 않은 미래의 광고주를 위한 최고의 광고를 가리는 광고제가 열린다. 광고주도, 규칙도, 제약도, 제한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크리에이티비티 광고제 '칩 숍 어워드(Chip Shop Awards)'가 돌아왔다. 

    20일 영국 광고·마케팅 전문 매체 더 드럼(The Drum)은 2년 간의 공백을 깨고 다음 달 '칩 숍 어워드'를 부활시킨다고 밝혔다. 

    더 드럼에 따르면, '칩 숍 어워드'는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드러내고 검열 없는 파격과 기발함을 장려해온 독특한 콘셉트의 국제 광고제다.

    올해 6월 열린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5에서는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라이언즈(Creative Data Lions) 그랑프리 작품의 'AI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상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캠페인의 케이스 스터디 영상이 AI로 조작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업계 전반에 '진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칸라이언즈 측은 심사 공정성 강화를 위해 더욱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 칸라이언즈, 조작·허위 캠페인 '철퇴'… 새로운 시대를 위한 '진정성 기준' 발표)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규정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에, 자칫 과감하고 풍자적이며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옥죄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크리에이티브들은 "산업 전반이 지나치게 안전한 길만 택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더 드럼은 '칩 숍 어워드'를 다시 부활시키기로 한 것이다.
  • ▲ ©Chip Shop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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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0년대 초 출범한 '칩 숍 어워드'는 '가짜 광고(fake ads)', '스펙워크(spec work, 실제 광고주의 의뢰를 받아 진행하는 유료 작업이 아닌, 가상의 클라이언트나 브랜드를 대상으로 만든 비공식 작업)'처럼 다른 시상식에서는 외면받기 쉬운 아이디어를 기꺼이 수용해온 독특한 무대다. 법적 규제나 클라이언트의 눈치를 볼 필요 없는, 말 그대로 순수한 크리에이티비티가 존재할 수 있는 장을 열어왔다.

    고든 영(Gordon Young) 더 드럼 편집장은 "업계는 스스로 만든 규정 속에 갇혀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며 "다른 어워드들이 규제를 강화하는 동안, 우리는 자유를 택한다. 법무팀은 물론, 클라이언트조차 통과시키지 않을 '비틀린 영감'을 환영하는 것이 바로 칩 숍 어워드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시상식은 젊은 크리에이티브들에게 대담해지고, 어리석어지고, 동시에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더 나아가 새로운 재능과 새로운 사고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칩 숍 어워드'의 부활을 이끌 인물은 울프 올린스(Wolff Olins) 글로벌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Executive Creative Director, ECD)를 지낸 웨인 디킨(Wayne Deakin)이다.

    올해 '칩 숍 어워드'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웨인 디킨은 "위험을 회피하는 분위기 속에서 칩 숍 어워드는 꼭 필요한 해독제"라며 "심사위원장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업계는 이런 장난기 있는 무대가 절실하다"며 "제가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직업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오늘날 젊은 크리에이터나 새로운 재능이 눈에 띄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형 광고제의 경우 비용도 많이 들고, 정치적이며, 실제로 존재했는지조차 의문인 캠페인들을 기념하는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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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장하고, 밀어붙이고, 규칙을 깨라"
    웨인 디킨 '칩 숍 어워드' 심사위원장은 "여기서 다루는 모든 것은 가짜이자 완전히 여과되지 않은 아이디어다. 크게 생각하고, 과장하고,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AI를 활용하고, 규칙을 깨라. 그게 바로 칩 숍 어워드를 빛나게 하는 힘이다. 이곳은 크리에이티브들의 놀이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글로벌 CEO와 브랜드가 세상에 어떻게 등장할지를 돕는 일을 하지만, 그 과정에는 언제나 규칙과 승인 절차, 한계가 따른다"며 "반면 칩 숍 어워드는 정반대다. 규칙도, 이해관계자도, 제약도 없다. 오직 빈 페이지와 창작의 순수한 기쁨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세상은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경제적으로 팍팍하고, 정치도 불안정하고, AI는 업계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며 "하지만 크리에이티비티는 억누르지 않고 자유를 줄 때 꽃핀다. 잠시 멈춰서 이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위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다. 칩 숍 어워드가 바로 그 증거"라며 "젊은 세대가 자기 목소리를 찾고, 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자신도 이 산업에 속할 수 있다고 깨닫게 된다면 우리는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것이다. 그 자유를 지지하고, 새로운 목소리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 ▲ 2025 칩 숍 어워드 심사위원단. ©Chip Shop Awards
    ▲ 2025 칩 숍 어워드 심사위원단. ©Chip Shop Awards
    올해 '칩 숍 어워드' 심사는 웨인 디킨을 비롯해 제일기획 해외 자회사 아이리스(Iris), 스쿨 오브 커뮤니케이션 아트(School of Communication Arts), BBC 크리에이티브(BBC Creative), 레오 UK(Leo UK), 스팅크 스튜디오(Stink Studios) 소속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이 맡는다.

    한편 '칩 숍 어워드'는 'Best Work for a Client You Don’t Have(갖지 못한 광고주를 위한 최고의 작업)'부터 'Cease and Desist Award for Best Use of Plagiarism or Adaptation(최고의 표절 및 각색)', 'Best Idea Rejected by a Real Client(실제 광고주로부터 거절당한 최고의 아이디어)', '칸에서 수상했어야 할 최고의 작업(Best Work Which Would Win at Cannes)' 등 9개 카테고리를 운영한다.

    러프한 아이디어와 스케치부터 완성도 높은 필름까지 어떤 형식의 작품도 출품할 수 있다. 출품비는 작품당 35파운드(한화 약 6만6000원)이며 학생과 더 드럼 구독자는 무료로 출품할 수 있다. 출품 마감일은 영국 시간 기준 9월 5일 자정(한국시간 기준 9월 6일 오후 4시)까지이며, 수상작은 9월 25일 '더 드럼 라이브'에서 공개된다. '칩 숍 어워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