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성동 6.27 이후 주춤했던 거래심리 반등추가 규제 전 '막차 수요' 몰리며 신고가 속출"FOMO 매수 지속…추가규제 전까지 상승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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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수동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정문=나광국 기자
"6·27대출규제 이후 한동안 거래가 없고 집값도 변동이 없었지만 이후 조금씩 수요가 유입되더니 9·7공급대책 발표후에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는지 문의가 쉴틈없이 몰리더라고요. 나중에 한강변지역이 토허구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거라는 얘기가 돌자 지방 투자자들 경우 집도 보지 않고 계약하겠다고 하더라고요."(성동구 옥수동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정부의 6·27대출규제와 9·7공급대책이후에도 '한강벨트'지역 집값 오름세는 여전히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서울 마포·성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한강변지역은 신고가 이어지며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추석이후 추가규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매수를 서두르는 수요가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지난 1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옥수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최근 호가와 매물을 찾는 매수자들과 이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자 방문상담중인 집주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옥수동 Y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늘도 신혼부부부터 지방에서 올라온 모녀까지 매수문의가 이어졌다"며 "정부의 9·7공급대책 발표후 오히려 매수문의가 이전보다 더 크게 늘자 '신고가 아니면 안 팔겠다'며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집주인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9·7 주택공급 확대안은 장기적으로 아파트 물량이 늘겠지만 실제 공급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단기 매물부족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강남·강북 접근성이 좋은 지역과 학군지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한강벨트 전반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이날 옥수동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한 신혼부부는 "현재 송파구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이번에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서 매매를 알아보고 있다"며 "몇년전 영끌족 현상이 있었던 시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내집마련은 꿈꾸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 ▲ 마포구 아현동 일대 아파트=나광국 기자
추석 이후 정부가 추가규제를 발표하더라도 가격이 떨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K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추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자금출처부터 실거주의무 등 여러 제약이 생겨서 일시적 타격은 있겠지만 옥수·금호동일대 아파트소유자들은 압구정 거주자들의 자녀나 전문직 종사자들이어서 호가가 갑자기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방문한 마포구도 토허제 등 추가규제 이야기에 집값이 들썩이는 분위기였다.마포구 공덕동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거래가 다시 살아났고 직전 최고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6·27대출규제후 매수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9·7대책 이후 청주, 부산, 제주에서도 집을 보러 올 정도로 수요가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인근 K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동탄, 수원에서도 매수문의가 있었고 서대문, 은평에서 갈아타기 하려는 수요도 꾸준하다"며 "추석후에도 당분간 호가가 오를 것 같다"고 예상했다.아울러 일대에서는 매매가 상승이 전세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역시 새로 계약하려면 이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며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세입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드물다"고 귀띔했다.현장에선 정부의 두 번의 부동산대책이 수요자들의 불안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는 6·27대출규제와 더불어 9·7공급대책안에도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비율(LTV)을 40%로 낮추자 규제 대상이 되기전 서두르자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됐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성동구 경우 현재 비규제지역으로 주담대 6억원 한도내에서 LTV 70%까지 적용받고 있다. 이에 10억원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매수자는 6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추후 일대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게 되면 최대 4억원까지 밖에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여기에 정부공급 대책이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점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정부는 9·7공급대책을 통해 서울 도심 국공유지·유휴부지에 5년간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물량은 도심 선호지역과 거리가 멀고 연간 공급량도 1000가구 수준에 불과하다.수요가 몰리면서 신고가도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9일 기존 최고가 18억원보다 3억5000만원 오른 2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마포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4일 19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3년9개월만에 직전 최고가보다 1억8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
- ▲ 마포구 아현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나광국 기자
'래미안공덕5차' 전용 59㎡는 지난달 6일 17억원에 매매된지 2일만인 8일 같은 평형이 17억8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새로 썼다. '마포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4일 19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3년9개월만에 직전최고가보다 1억8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는 지난달 13일 전용 84㎡가 21억4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어 다음날 22억1700만원에 매매되며 2일연속 신고가가 이어졌다. 금호동 1가에 있는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도 지난달 19일 전용 84.982㎡가 23억원, 20일 59㎡가 19억1000만원에 거래돼 2일연속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막차수요'를 자극했다고 봤다.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9·7공급대책에 당장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체감될 만한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 추가지정 가능성이 제기되며 갭투자 수요자들이 마지막 기회라 보고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급등에 대해 "6월과 9월 두차례 대책에서 수요를 확실히 눌러줄 장치가 부족했다"며 "특히 정부 공급대책에 기대가 컸지만 이런 심리를 안정시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공급 불안심리를 키운 결과가 신고가 행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현재 시장에 대해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고 짚었다.그러면서 "지금 한강벨트 집값은 20억~30억원 자산가들이 움직이고 있어 대출규제를 해도 결국 돈 있는 사람들이 사기 때문에 신고가는 계속 나온다"며 "무주택자에게는 집값 장벽이 더 높아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문재인정부 시즌2'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랩장은 "정부 입장에서도 지금 시장 상황은 난감할 것이다"며 "당분간 오름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준공 물량이 줄어드는 공급 불안감이 있고 가을 이사철 전세수요, 전세·월세 매물부족도 가격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