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급감했던 항생제 사용, 2년 만에 다시 폭증2023년 사용량 31.8 DID … OECD 평균보다 1.7배 높아남인순 의원 "의료공백 탓 관리 부실 … 제한 항생제 통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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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생제. ⓒ연합뉴스
의료대란과 의료현장 혼란 등의 여파로 국내 항생제 사용량이 다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감소했던 사용량이 불과 2년 만에 다시 OECD 최상위권으로 치솟으면서 항생제 내성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구병)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31.8 DID를 기록했다. 31.8 DID는 '하루 동안 인구 1000명당 31.8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는 의미다.한국은 OECD 34개국 중 튀르키예(1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인 18.3 DID와 비교하면 약 1.7배에 달한다.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2018년 29.8 DID에서 2021년 19.5 DID로 낮아졌으나 이후 2022년 25.7 DID, 2023년 31.8 DID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불과 2년 만에 OECD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악화된 셈이다.남인순 의원은 "항생제 사용량이 급감했다가 급증한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었다가 다시 늘면서 연간 항생제 사용량도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했다"고 말했다.이어 "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정책 강행으로 전공의 집단사직 등 의사집단 행동에 따른 제한 항생제 관리체계가 붕괴되는 등 항생제 관리가 전반적으로 부실해져 항생제 사용량이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제한 항생제'란 내성균 발생을 막기 위해 병원에서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항생제를 말한다. 감염내과 전문의나 항생제관리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사용이 어려운 약제지만 최근 일부 병원에서는 관리 인력이 부족해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남 의원은 "10년 동안 어렵게 줄여온 항생제 사용량이 다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역주행했다"며 "항생제 오·남용은 내성으로 이어져 향후 치료제 선택 폭을 좁히고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또 "국가적으로 항생제 내성이 심화되면 '넥스트 팬데믹'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의료기관의 항생제 오·남용을 방지하고 적정 항생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남인순 의원은 "의료기관에서 제한 항생제 관리를 다시 철저히 하도록 해야 하며 의료기관평가인증시 항생제 사용량이 정규항목으로 되어 있는 것을 필수항목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의료기관의 항생제 적정사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인체 항생제 사용량 감시체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