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15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시장선 불확실성 해소 … 은행, 실적 및 분리과세 기대감 '업'규제, 일부 지역 한정 … 부동산 시장 '견조' 심리에 건설주 수혜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정부가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초강도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건설 및 은행 섹터는 오히려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선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분석과 함께 규제 강화가 업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투심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전일 대비 무려 4.23%나 상승한 822.37에 마감했다. 이날 GS건설은 전 거래일보다 3.71% 오른 1만9290원에 거래되는 등 대우건설(3.61%), DL이앤씨(2.82%), HDC현대산업개발(2.48%) 등 주요 건설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은행주 역시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KB금융은 4.33% 오른 11만5700원을 기록했으며, 신한지주(3.80%), 우리금융지주(3.02%), 하나금융지주(2.61%) 등 4대 금융지주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상승세는 정부가 발표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고 밝혔다. 

    대책에 따르면 시가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또한 1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 이자 상환액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하고, 스트레스 금리 하한을 상향하는 등 전방위적인 수요 억제책이 담겼다.

    통상 악재로 여겨지는 규제 발표에도 관련주가 상승한 배경에는 '불확실성 해소'라는 심리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특히 은행주는 올 8월 이후 ELS 관련 과징금, 교육세 등 부정적 이슈가 부각되며 코스피 강세장에서도 소외돼 왔다. 

    D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ELS 과징금 규모가 상한선 적용으로 우려보다 작을 수 있고, 별도로 추진되는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은 오히려 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악재는 예상된 수준이거나 오히려 완화된 반면, 호재성 정책도 윤곽을 드러내자 안도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더불어 3분기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점도 주가를 뒷받침했다. 규제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며 3분기 은행권 원화대출은 평균 1.2%(QoQ)의 견조한 성장을 기록했다. DB증권은 커버리지 은행들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을 5조6300억원으로 예상하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점이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종 역시 이번 대책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나증권은 이번 규제의 배경으로 지난 8~9월 전국 아파트값이 0.15% 오르는 동안 서울은 1.18% 급등한 극심한 양극화를 꼽았다. 

    성남 분당(3.47%), 서울 성동(3.21%) 등 특정 과열 지역을 겨냥한 '핀셋 규제'인 만큼, 시장 전반을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주 매수 시점은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이 아니라, 경기도와 광역시의 매매가 추세적 상승"이라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수도권 외곽 및 광역시로 수요가 이전될 경우, 이는 오히려 신규 착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초강도 규제가 발표된 만큼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경우 건설 및 은행업종의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해 향후 주가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