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실수요자에겐 타격, 양해 부탁""집값 안정되면 사라" 취지발언에 누리꾼 반발
  • ▲ 9일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부읽남TV 유튜브 갈무리
    ▲ 9일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부읽남TV 유튜브 갈무리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돈을 모아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원성이 나오고 있다. '10·15부동산대책'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서민들이 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주무부처 차관은 가슴을 짓누르는 발언을 한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은 최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이번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일괄 지정했다. 이에 따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무주택의 경우 기존 70%에서 40%로 강화됐으며 유주택자는 아예 대출이 금지됐다.

    또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 6·27대책의 6억원 한도가 유지되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대출액이 축소됐다.

    이 차관은 이날 "국토부에 있는 공무원들과 오랫동안 토론을 했다"며 "정부가 어떤 강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약한 수단을 썼을 때 오히려 규제에 대한 약점만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풍선효과 가능성이 있는 연접지역까지도 전부 묶어서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면 풍선효과들이 차단되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이번 규제로 적게는 몇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대출한도가 낮아졌는데 현금 많은 사람만 집을 사라는 해석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차관은 "고가주택에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현금 동원력이 큰 실수요자의 경우 규제와 상관없이 집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서 오랜기간 저축과 대출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해온 실수요자에게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정책 입안자로서 이런 분들에게 가혹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전체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당장 몇천만원 혹은 1억~2억원이 모자라 집을 사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들은 집값이 우상향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며 "현시점에서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가 정책을 통해 집값이 안정되면(현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혹은 더 내려가게 되면) 그때 사면된다"며 "만약 가격이 유지되는 경우로 봤을 때 집값이 유지된다면 그간 내 소득이 오르고 오른 소득이 쌓인 이후 향후에 집을 사면 된다. 어차피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 (규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 차관의 이같은 발언에 온라인에서는 "흙수저들은 월급 모아서 언제 집 사나? 영원히 월세 살라는 거냐", "이번 정책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막아서 집값을 잡겠다는 거다", "본인들은 다 해먹고 우린 하지 말라는 거냐", "규제 전에 막차 탄 사람들이 승자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특히 일부 네티즌은 "국토부 차관 재산 56억중 34억이 부동산", "본인은 분당에 30억짜리 살면서 왜 서민은 그런 집을 꿈도 못꾸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5년 9월 수시공개자 현황에 따르면 이 차관은 56억629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특히 이 차관 배우자는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33억5000만원)'과 정자동 근린생활시설 임차 보증금 1억원을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