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은행, 프린스그룹에 예금이자 14.5억 지급전북은행, 유일하게 후이원 그룹과 거래, 자금세탁 통로 의혹 확산캄보디아 범죄조직 자금 국내은행 거쳐 이동 가능성 코인거래소 제휴은행까지 연루 정황 … 금융당국 조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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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은행들이 캄보디아 ‘범죄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Prince Group)에 지급한 이자만 14억 5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은행은 가상자산 자금 세탁 의혹을 받는 후이원그룹(Huione Group)과도 거래한 것으로 확인돼 금융당국의 조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은행·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은 프린스그룹의 예금에 대해 총 14억 5400만원의 이자를 지급했다. 전북은행이 7억 87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6억 7300만원, 신한은행 6100만원, 우리은행 1100만원 순이었다.

    현재 국내 은행 현지법인에 예치된 프린스그룹 자금은 총 911억 7500만원에 달하며 은행들은 국제 제재에 따라 이를 자체 동결한 상태다. 다만 거래 규모는 당초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1970억 4500만원보다 늘어난 2146억 8600만원으로 재집계됐다.

    이 중 전북은행은 절반이 넘는 1252억 800만원을 보유하며 프린스그룹과 가장 밀접한 거래를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민은행이 707억 8800만원, 신한은행 77억 900만원, 우리은행 70억 2100만원 순이었다. IM뱅크를 통해서는 약 39억 6000만원이 해외로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은행은 특히 후이원그룹이 2018년 개설한 당좌예금 계좌 1건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잔액은 10만원에 불과하지만, 입출금이 자유로운 구조여서 그간 자금 이동 내역은 파악되지 않았다. 후이원그룹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대규모 자금세탁 의혹으로 국제사회 제재 명단에 오른 단체다.

    일각에서는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통한 국내은행 자금이 범죄조직의 세탁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전북은행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실명계좌 제휴은행으로, 가상자산 시장과의 연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민국 의원은 “캄보디아 범죄조직이 은행 시스템을 악용했을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해당 은행 중 일부가 코인거래소 제휴은행이라는 점에서 자금세탁 여부에 대한 전면적 검증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내은행의 해외법인 관리·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