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청년실업 최대 위기 … 주력 업종 침체 탓월세살이 내몰린 청년 … 내집 종잣돈 만들기 어려워져"주택 매매 줄어 전세 품귀현상 … 매매 활성화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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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최근 제조업·건설업 부진에 청년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실업률이 5년 만에 반등한 가운데, 주택시장에서 월세 비율이 60%를 돌파하며 청년의 자산 형성이 곤란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에서 활력소 역할을 담당하는 청년이 고용·주거 이중 위기에 놓이면서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반도체 등 일부 제조업의 선전으로 경제 성장률 자체는 예상보다 올라갔지만, 정작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이나 자영업 등의 업종에 더욱 강한 한파가 불고 있어 우리 경제의 질적 구조는 외려 허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15~29세 실업률은 5.1%로 전년 동기간(4.9%) 대비 0.2%포인트(p) 올랐다. 조선·해운 부실 위기로 구조조정이 만연했던 2016년 1~4분기 이후 처음으로 4개 분기 연속으로 청년 실업률이 악화한 것이다.코로나 위기로 2020년 9%까지 치솟았던 청년 실업률은 2021년(7.8%)부터 작년(5.9%)까지 4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1~3분기 평균 실업률은 6.2%인데, 4분기도 악화될 경우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청년 실업률이 연간으로 상승하게 된다.이러한 배경엔 최근 경기 부진으로 인한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건설업 등 주력 업종의 줄어든 채용이 있다. 올해 5월 기준 청년층 취업 1위 업종인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5만4000명 줄었고, 숙박·음식점업 청년 취업자도 3만3000명이나 감소했다. 그나마 인력을 뽑는 기업들도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는 더 위축되고 있다.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국내에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들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소득이 줄고 있다"며 "우리 산업의 체질을 바꿀 구조개혁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특히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체감 청년 실업률은 올해 3분기 15.5%로 공식 실업률의 3배를 웃돌았다. 정부가 실업자로 분류한 청년의 두 배 넘는 인원이 지금 받는 월급으로 정상적인 생계를 꾸릴 수 없어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청년이거나 잠시 구직을 접은 실질적인 실업자라는 의미다.이처럼 근시안적 통계를 넘어선 청년실업의 위기에 더해 주택시장에서 월세 비율이 60%를 돌파하며 청년의 주거사다리가 무너지는 문제점까지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율은 2020년 40% 수준에서 최근 62.6%까지 치솟았다.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확산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 대해 "상당히 오랜 기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 사기와 임차 수요자의 선호 변화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만 해도 여권 인사가 월세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정도로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컸지만, 부동산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장관마저 '월세 시대'를 공식화 한 셈이다.문제는 주택 시장에서 월세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청년의 내집 마련을 위한 자금 형성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전세는 집주인에겐 사실상 무이자 대출 역할을 해 주택 공급 활성화에 기여하고, 임차인에겐 목돈을 묶어두는 일종의 강제 저축 효과를 제공해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사다리 역할을 했는데 월세가 많아지면서 청년의 주거 사다리를 끊어버리게 된 것이다.통계청의 최신 가계 동향 조사(2023년)에 따르면, 전체 소비 지출에서 주거비 비율은 자가 및 전세 거주 가구는 8.5%인 반면, 월세 거주 가구는 21.5%로 2배를 크게 웃돈다. 특히 소득 상위 20%(5분위)는 주거비 비율이 8.5%인 반면, 하위 20%(1분위) 가구는 전체 지출의 19.7%를 주거비로 쓰면서 자산을 형성하기 어려웠다.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가구는 늘어나는데 주택 매매가 줄어들면서 전세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의 10·15 대책으로 전세 공급을 옥죄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주택의 월세 전환 현상은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권 교수는 "전세 공급을 안정적으로 끌고가기 위해선 매매를 활성화하고, 최소한 무주택자의 갭투자까지는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에게 월세를 지원해주는 '주거비 지원 바우처'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주택의 단기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