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원 아시아 한국 심사위원단 인터뷰] ④정원희 이노레드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스트"시대는 계속 변한다, 성공 방정식 깼을 때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나와""고정관념 뛰어넘는 아이디어들 빛나… 새로운 시도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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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희 이노레드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스트.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크리에이티비티는 결국 타이밍과 맥락의 싸움이다"정원희 이노레드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스트(Creative Strategist)는 시대를 읽고 움직이는 전략적 시선이야말로 오늘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정의한다고 말한다.브랜드브리프는 이노레드에서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스트 직을 맡고 있는 정원희 캠페인본부 팀장을 만나 2025 원 아시아(One Asia)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나눴다. 정원희 팀장은 이번 원 아시아에서 전략&인게이지먼트(Strategy & Engagement) 부문을 심사했다.이는 크리에이티브 AI 활용(Creative Use of AI),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활용(Creative Use of Data), 크리에이티브 기술 활용(Creative Use of Technology), 다이렉트 마케팅(Direct Marketing), 경험&몰입(Experiential & Immersive), 미디어(Media), PR(Public Relations), 소셜미디어(Social Media) 등을 포괄하는 카테고리다.폭넓은 평가 부문에 정원희 팀장은 심사 기준으로 '카테고리의 적합성'을 꼽았다.그는 "소셜 미디어 카테고리라면 트렌드를 잘 포착하고 밈(meme)을 활용했는지, 플랫폼에 맞는 실행을 했는지 등 소셜 맥락에서의 탁월성을 봤다. 또, 미디어 카테고리라면 미디어 아이디어의 크리에이티비티, 배치의 독창성, 실행 완성도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정 팀장은 "올해 원 아시아에서도 새로운 대세가 나왔다기보다는 '작은 발견을 크게 키우는' 기존 흐름이 재확인됐다"며 "대형 캠페인보단 '작지만 빠르게', 맥락과 타이밍을 극대화한 아이디어가 힘을 얻는 추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
- ▲ 팬틴 펫 핏(Pantene Pet Pit) 케이스 비디오 갈무리. ⓒ그레이 홍콩 유튜브 채널
- 이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정원희 팀장을 매료시킨 캠페인은 홍콩의 그레이(GREY)가 대행한 '팬틴 펫 핏(Pantene Pet Pit)'이다.중화권 Z세대는 지나치게 완벽한 미의 표현을 거부하고 유명인과 인플루언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팬틴은 '망고씨'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소셜미디어에서 망고씨 키우기가 유행하면서다. 망고를 먹은 뒤 씨에 묻은 과육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말리면서 솔로 닦아주면 복슬거리는 털을 가질 수 있다.여기에 팬틴은 자사 제품을 발라 찰랑거리는 망고씨 헤어를 보여주며 "망고씨에도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다면, 머리카락에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상상해보세요!"라며 이목을 끌었다. 팬틴에 따르면 미디어 홍보 없이 중국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및 전자상거래 플랫폼 '레드노트(샤오홍슈)'에서 컨디셔너 1위 점유율을 기록했다.정원희 팀장은 "망고씨의 털을 보며 팬틴 제품 홍보를 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인 적극성, 애자일함(유연함)이었다"며 "으레 헤어제품 광고들이 하는 광고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했다.이어 그는 "(유행을 포착해 인플루언서와 호흡하며 바이럴을 만들어낸) '바세린이 인증함(Vaseline Verified)' 캠페인이 '소셜 바이블'이라고 한다면, 팬틴의 그 발상 자체에 심사위원단 모두 감탄했다"며 "비록 규모는 작지만 아이디어 자체가 빛난 캠페인"이라고 덧붙였다.특히 정 팀장은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포착할 수 있는 아시아 광고제이기에 소규모 캠페인이라도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타 어워드의 결과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원 아시아의 정체성과 심사위원단의 개성을 반영하려 노력했다. 글로벌 어워드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될 수 있는 아시아 작업의 맥락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며 "타 어워드에서 그랑프리 급이던 작품이 이곳에서는 쇼트리스트에 머물고, 반대로 타 어워드에서 낮게 평가된 작품이 이곳에서 상향 평가되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취향과 코드의 차이, 그리고 아시아 시장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이런 차이를 만들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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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희 이노레드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스트.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업계 표준 제시하는 광고제, 새로운 시도의 원동력"정원희 팀장은 "업계에서 '광고제용 작업'이라는 등 회의적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광고제는 업계 표준을 제시하고, 업계 종사자는 물론 대중을 환기하는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또한 그는 "이번 원 아시아 심사를 하며 지난 1년을 반성했다. 어려운 와중에서도 답을 찾은 이들이 있구나 싶었다"며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들을 보면서, 팀원들에게도 우리도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실제로 정원희 팀장은 광고제 심사와 유사한 프로세스로 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각각의 팀원들이 출품작들에 점수를 매기고, 그 다음에 토론으로 최고 작품이 뭔지 합의를 도출하는 식이다. 그 합의는 그해 작업의 기준점, 혹은 지향점이 돼 다양한 변주(variation)를 돕는다.정 팀장은 "광고라는 게 벌써 몇 백 년이 된 산업이다. 사람들이 반응할 만한 건 얼추 다 나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똑같은 것을 계속 할 것인가? 결국 시대는 계속 변한다. 그 시대에 맞는 스타일이 무엇이냐를 찾는 게 또 저희의 일"이라며 "일종의 '성공 방정식'을 깰 때 새로운 것이 나온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면서 어떤 교훈(Lesson-Learn)을 어떻게 얻어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저의 모토"라고 말했다.한편 매년 주요 거점 시장을 순회하는 원 아시아 심사위원단은 지난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 모여 심사를 진행했다. 올해 한국에서는 남우리 스튜디오좋 ECD(Executive Creative Officer), 문나리 이노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원준호 현대자동차 테크놀로지 PR 시니어 매니저, 임완 PTKOREA 카피라이터, 정원희 이노레드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터지스트(Creative Strategist)(가나다 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원 아시아 최종 수상자는 11월 19일에 발표된다. -
- ▲ 원 아시아 심사위원단.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