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차등·영업권역 완화 포함 … M&A 요건 2년간 확대올해 세 건 거래 성사 … 애큐온 매각 추진에 M&A 시장 ‘촉각’조직 효율성 제고 기대 … 화학적 결합까지는 장기간 소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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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중앙회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 저축은행 규제 완화에 들어가는 가운데, M&A 허용 기준 확대가 맞물리며 업계 재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상위 10위권 진입을 둘러싼 그룹의 계열사 간 합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 중 업계 내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를 감안해 규제체계 재정립 등 저축은행 발전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방안에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규제 차등화, 기업대출 규제 완화, 지방 중소형사 대상 영업권역 규제 완화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금융위는 지난 5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3월 발표된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제도 정비와 더불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절차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함께 추진된다.이번 개정으로 향후 2년간 M&A 허용 대상이 확대된다. 기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던 부실 저축은행 외에 '최근 2년 이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 기관도 M&A 대상에 포함된다. 장기간 진척됐던 인수합병 성공 사례와 함께 당국 지원이 추가되면서 업황에도 활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특히 저축은행을 2개 이상 보유한 그룹의 경우 계열사 합병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복수의 저축은행을 보유한 곳은 △태광그룹(고려·예가람저축은행) △키움증권(키움·키움예스저축은행) △KBI그룹(상상인·라온저축은행) △J트러스트(JT·JT친애저축은행) 등이다.지난 6월 말 기준 복수 계열 저축은행의 자산을 단순 합산하면 상위 10위권 순위 변동은 불가피하다.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을 보유한 태광그룹의 경우 합병 시 총자산이 3조8207억원에 이른다. 키움저축은행과 키움예스저축은행의 합산 자산도 3조5392억원으로, 업계 7위 하나저축은행(2조6842억원)과 약 1조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KBI그룹 역시 상상인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을 합병할 경우 자산이 2조8885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이는 상반기 말 기준 업계 10위인 바로저축은행(2조1854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J트러스트의 경우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의 자산을 합치면 4조5264억원에 달한다. 이는 업권 6위(4조1408억원)를 넘어서는 규모로, 단숨에 중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다만 일각에서는 계열사 간 합병이 단순한 자산 규모 확대나 물리적 통합에 그치지 않는 만큼, 조직·문화의 결합까지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저축은행 간 시스템·리스크 관리 체계가 다를 경우 통합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인력 구조조정이나 영업망 재배치 등에서 내부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을 2개 보유한 그룹의 경우 합병을 통해 인력·조직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아지고 규모 확대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실질적인 M&A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 강한 수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올해 저축은행 M&A 시장에서는 세 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 KBI그룹과 지분 90%+1주를 1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SBI저축은행도 지난 4월 교보생명에 지분 30%를 3000억원에 넘긴 데 이어, 내년 10월까지 SBI홀딩스 보유 지분 50%+1주를 추가로 인수받을 예정이다. 스웨덴계 사모펀드 EQT파트너스의 경우 애큐온캐피탈(96%)과 애큐온저축은행(100%) 매각을 추진하며, 시장에서는 약 1조원 규모의 대형 거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