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 속 백인영 헬스케어사업본부장, '소방수' 등판인수 후 건전성은 개선 … 영업손실 지속 등 수익성 부진 여전인수 시너지 커녕 대원제약, 재무-영업 동반 악화로 악영향만포트폴리오 한계, 시장 여건 등 반등 요원 … 신임 대표 이력도 물음표
  • ▲ 백인영 신임 에스디생명공학 대표. ⓒ뉴데일리경제 DB
    ▲ 백인영 신임 에스디생명공학 대표. ⓒ뉴데일리경제 DB
    대원제약 자회사인 에스디생명공학은 신임 대표이사로 대원제약 오너 3세인 백인영 헬스케어사업본부장을 선임했다.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오너가에서 팔을 걷고 나서는 모양새지만, 부족한 포트폴리오 등으로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9일 대원제약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에스디생명공학의 성장전략을 보다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다.

    그간 에스디생명공학은 대원제약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 시너지는커녕 6년 연속 영업손실를 내는 자회사의 부진으로 재무성과와 영업실적 모두 부진에 빠지면서다.

    3분기 보고서 분석 결과 2023년 인수 당시 에스디생명공학은 연결 기준 직전 4년간(2019~2022년) 손손실이 1495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영업손실로 4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대원제약을 중심으로 코이노, 수성자산운용이 참여한 DKS컨소시엄이 65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당시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의 기술 역량과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제약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건기식을 아우르는 종합헬스케어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인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때 680%를 넘어섰던 부채비율과 37%대로 쪼그라들었던 유동비율 등 재무건전성은 비주력 계열사 정리와 부동산 매각 등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영업실적은 제자리걸음이다.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77억원으로, 최근 6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14.7% 감소한 237억원으로, 2018년 이후 7년 연속 외형이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7년간 1700억원을 웃돌았던 순손실은 올해도 3분기까지 마이너스 44억원을 기록 중이다.
  • ▲ 에스디생명공학. ⓒ뉴데일리경제 DB
    ▲ 에스디생명공학. ⓒ뉴데일리경제 DB
    문제는 이 같은 더딘 인수 효과가 대원제약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10월 인수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3분기 누계 기준 3000억원을 넘어선 적이 없던 부채가 최근 2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 속 3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착륙으로 한때 30%대에 불과했던 부채비율도 130%대로 악화했다. 보수적 재무관리를 통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해왔으나,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이후 재무건전성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업실적은 더 처참하다. 3분기 누계 기준 최근 10년새 처음으로 영업손실(-23억원)과 순손실(-16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물론,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에스디생명공학이 내년 8월까지 경영정상화에 이르지 못할 경우 수백억원대 손상차손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대원제약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2023년 3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이후 2년 넘도록 정상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7월 상폐 심의를 받았으나, 이의신청을 통해 내년 8월까지 개선기간을 받았다.

    다만 '유예기간' 내 개선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상폐가 확정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대원제약은 보유 지분 72.9%에 대한 손상차손 부담을 떠안을 공산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에스디생명공학이 직면한 부정적인 영업 여건이다.

    한때 'SNP 마스크팩'으로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K-뷰티 열풍의 수혜를 입었지만, 이후 중국 내 로컬브랜드 약진과 소비패턴 변화로 매출이 급격히 꺾였다.

    특히 주력인 마스크팩과 아이패치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은 제품군으로, 원가가 단순하고 외주 생산도 용이해 국내외 중소 화장품업체들이 쉽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구조다.

    제조방식 역시 OEM사가 원료를 수급하고 에스디생명공학은 용기, 포장재 등 부자재만 공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차별화가 어렵다. 브랜드 파워와 영업·마케팅 역량도 약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이 원료나 더마코스메틱, 홈케어 기기 등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가운데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도전과제로 지목된다.

    이번에 선임된 백인영 신임 대표에게도 물음표가 달려있다.

    이번 인사와 관련, 대원제약 측은 "백인영 대표가 2021년 OEM 자회사인 대원헬스케어 인수 후 통합(PMI)을 총괄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주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사보고서를 보면 대원헬스케어의 영업이익은 2021년 인수 후 △2022년 -16억원 △2023년 -10억원 △-11억원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기간 순손실은 모두 73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지속한 영업손실에 따른 자본확충 실패로 부채 규모가 자본총액의 300배를 웃돈다. 유동비율도 인수 후 50%를 넘긴 적이 단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완충력도 약화했다.

    일각에서는 백 대표의 전문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를 졸업하고 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쌓은 만큼 제약사업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대원제약 관계자는 "백 대표가 PMI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은 맞다"며 "다만 안정화되는 최소한의 기간이 필요하고, 거기에 대한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가에서 직접 나서서 체질 개선한다는 대에 의미가 있다"며 "이에 더해 신사업 진출, 모기업과의 시너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도 병행해 당면 과제인 상폐 리스크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