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GBoost 기반 모델, 전문의 처방과 1mg 안팎 오차 … 임상 즉시 활용 가능성SHAP 분석으로 '이전 처방·유리T4·T3' 변수 중요도 확인 … 의사결정 과정 투명화
  • ▲ (좌측부터) 연세의대 소아청소년과 송경철, 김준영 교수, 가톨릭의대 고태훈 교수, 이강혁 박사. ⓒ강남세브란스병원
    ▲ (좌측부터) 연세의대 소아청소년과 송경철, 김준영 교수, 가톨릭의대 고태훈 교수, 이강혁 박사.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 갑상선 기능 항진증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은 정확한 메티마졸 용량을 결정하는 일이다. 성장기 아동은 약물 대사 변화가 커 용량 오차가 발생하면 간독성, 백혈구 감소증 등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세의대와 가톨릭의대 공동 연구팀이 이 문제를 해결할 인공지능(AI) 기반 용량 예측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송경철·김준영 교수,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고태훈 교수·이강혁 박사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갑상선 항진증의 1차 치료제인 '메티마졸'의 적정 투약량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구축하고 국제학술지(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건양대병원 등 3개 기관의 환자 데이터 2209건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환자의 나이·성별·체격 정보뿐 아니라 현재·직전 갑상선 기능 검사값, 과거 메티마졸 용량 등 실제 임상 변수를 모델에 적용해 선형회귀, SVM, 의사결정나무, XGBoost 등 다양한 알고리즘을 비교했다.

    가장 뛰어난 정확도를 보인 모델은 XGBoost였다. 외부 검증에서 전문의 처방 용량과 평균 오차가 1.08mg에 불과해, 메티마졸 한 알(5mg)의 1/5 수준에 그쳤다. 연구 대상 환자의 평균 투약량이 약 8mg인 점을 고려하면 임상 의사결정을 즉시 지원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정밀도다.

    연구팀은 '블랙박스 AI'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SHAP(Shapley Additive Explanations) 분석을 함께 적용했다. 그 결과, 모델 예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이전 처방 용량', '유리 T4', '혈중 T3' 등이었으며, 이는 실제 진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와 일치했다. AI가 임상적 판단 구조를 효과적으로 학습했다는 의미다.

    소아·청소년 갑상선 항진증은 성장장애, 학습 저하, 심한 경우 갑상선 중독 발작을 일으킬 수 있어 약물 조절의 정확성이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 특히 성인과 달리 대사 변화가 큰 연령대에서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도구를 검증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드물다.

    송경철 교수는 "메티마졸 용량 결정은 오랫동안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해왔다"며 "이번 연구는 그 경험을 데이터화하고 정량화해 더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 도구로 발전시킨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델을 더욱 고도화해 개별 환자 특성에 맞춘 최적의 맞춤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