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CDMO–바이오시밀러–신약·플랫폼 개발 3각 체계 구축삼성에피스홀딩스, 투자·실적·신약개발 등 과제 산적ADC·펩타이드·이중항체 등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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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대표. ⓒ삼성에피스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해 설립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다음주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한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주사로서 산하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에피스넥스랩을 두고 있다.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대표로 선임된 김경아 사장은 신규 투자 전략과 자회사 실적 성장, 신약·플랫폼 개발 등 굵직한 과제를 짊어지며 그룹 바이오사업 재편의 시험대에 오른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오는 24일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위탁개발생산)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함으로써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적분할을 추진했다.이에 따라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CDMO-바이오시밀러-신약·플랫폼 개발이라는 3각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CDMO를 제외한 미래 전략 사업들이 모두 삼성에피스홀딩스로 묶이면서 지주사의 역할과 책임이 한층 강화됐다.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대표를 맡은 김경아 대표는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역할도 겸한다. 이로써 삼성의 바이오 사업 전반을 통합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첫 여성 전문경영인 CEO으로 발탁된 인물이다.김 대표는 서울대 약학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가다. 이후 미국 바이오 기업 연구원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근무를 거쳐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세포 개발, 배양·정제, 분석, 임상, 허가, 생산까지 R&D 전과정을 총괄했다.그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8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안과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의 FDA 승인을 끌어내며 R&D 리더십과 실행력을 입증했다.삼성에피스홀딩스는 각 자회사별 최적의 사업 전략을 수립하여 적극적인 연구 개발 및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먼저 지난 13년간 축적해 온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량을 한 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설립된 이후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성공적으로 개발·출시한 바 있다. 자가면역질환, 종양질환, 안과질환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 1조5377억원, 영업이익 435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회사는 고령화·만성질환 증가와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 확대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또 향후 20개 이상의 경쟁력 있는 제품 및 파이프라인을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삼성에피스홀딩스는 미래 성장을 위해 차세대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을 담당할 신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출범시켰다.에피스넥스랩은 ADC(항체-약물 접합체), 펩타이드, 이중항체 등 다양한 모달리티 기반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바이오시밀러 이후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바이오텍(Biotech)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글로벌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이러한 플랫폼 확장성을 기반으로 바이오시밀러 생산기업에서 혁신 기술 공급자로의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업계는 이번 조직 재편을 '삼성 바이오 2.0'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CDMO 생산 허브로서 산업 성장을 이끌어온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더해 삼성에피스홀딩스가 플랫폼 기술 기반의 혁신 파이프라인 확보를 책임지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시장에서는 이번 재상장이 김경아 대표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사업은 개발 기간이 길고 임상 리스크가 높아 단순 기술력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 투자 속도, 임상 운영 역량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업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이 삼성 바이오의 새로운 성장 궤도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결국 김경아 대표의 전략 실행력과 실질적인 연구 성과, 글로벌 협업 등이 향후 주가와 기업가치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 ▲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전경. ⓒ삼성바이오에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