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SG기준원 등급 발표서 제약바이오 기업 중 통합 A+ 획득 기업은 '0'곳메디톡스, 약사법 위반 등 기업가치 훼손 영향으로 지배구조 등급 C→D로 하락경보제약, 횡령·배임 이슈로 지배구조 부문 B로 하락 … 내부통제 취약성 확인일양약품, 회계처리 위반으로 금융위 제재받아 … 지배구조·통합 모두 'D'
  • ▲ ESG. ⓒ연합뉴스
    ▲ ESG. ⓒ연합뉴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이 발표된 가운데 올해 통합 A+ 등급을 획득한 기업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기 ESG 등급 조정에서 메디톡스, 경보제약, 일양약품 등 제약바이오 3곳이 지배구조 이슈로 인해 등급이 하락하며 업계 전반의 내부통제와 관리체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이번 정기 ESG 등급 조정에서 메디톡스, 경보제약, 일양약품의 등급이 하락했다. 

    메디톡스의 경우 지배구조 부문에서 지난해 C등급을 획득했으나 올해 D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이는 기업가치 훼손 영향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올해 초 약사법 위반 사건의 1심 선고에서 법인에 벌금 3000만원이 부과됐고, 정현호 대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 박승범 전 생산본부장 상무는 징역 3년 실형이 선고돼 구속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 대표와 임직원들은 2012년 말부터 2015년 중순까지 무허가 원액을 사용해 '메디톡신'을 생산하고 역가시험 데이터를 조작해 국가출하승인을 획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승인된 물량은 총 39만4274병이다. 또 판매목적으로 무역상에게 의약품을 공급해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이러한 사실이 반영되며 지배구조 영역에서 D등급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보제약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며 지배구조 분야에서 B+에서 B로 하락했다. 통합 등급도 A에서 B+로 하향 조정됐다.

    종근당홀딩스의 자회사인 경보제약은 지난해 말 68억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공소제기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아울러 일양약품도 금융위원회의 제재 발생으로 인해 지배구조 부문이 B에서 D로 두 단계 하락했다. 통합 등급도 C에서 D로 하향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일양약품 회사와 회사 관계자에게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른 과징금 약 75억원을 부과했다.

    일양약품은 연결 대상 종속회사가 아닌 회사를 연결 대상에 포함함으로써 연결 당기순이익과 연결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했다. 또 회사는 감사인에게 위조 서류를 제출하는 등 정상적인 외부감사 행위를 방해했다.

    이에 금융위는 일양약품에 62억3000만원, 대표이사 등 3인에게 총 12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특히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 중 ESG평가에서 통합 A+ 등급을 획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등급인 S등급 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 중 HK이노엔과 동아쏘시오홀딩스가 통합 A+ 등급을 획득했으나 올해는 이들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이들 기업도 모두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지난해 A+에서 A로 조정됐다.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이번 지배구조 부문 등급 하락으로 내부 통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분석하며 향후 기업 신뢰 회복과 내부통제 강화 요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내부감사 기능 강화, 이사회 독립성 확보, 내부자 통제 체계 고도화 등이 개선의 핵심 방향으로 꼽힌다.

    한편 ESG 등급은 S(탁월)부터 A+(매우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으로 분류된다. 상장사 1024곳은 통합 및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4개 분야로 나눠져 각각 등급을 받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