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후보물질 단계 MASH 치료제 4종 연구개발 중단LG화학·AZ 등도 개발 중단 … 유한양행은 후보물질 반환MASH, 복잡한 발병 요인·임상 지표 까다로워 개발 난항FDA 승인 약물은 레즈디프라, 위고비 2개뿐 … 미충족 수요 높아
  • ▲ 간질환. ⓒ연합뉴스
    ▲ 간질환. ⓒ연합뉴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글로벌 제약 시장을 주도하기 이전 업계에서는 한때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붐이 일었다. 글로벌 시장 규모만 최대 30조원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며 제약사들이 앞다퉈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지만 높은 개발 난이도와 글로벌 임상 실패가 잇따르며 열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국내에서도 연구 중단과 기술수출 반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올해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있던 SJN304·SJN305T·SJN306·SJN312 총 4종의 MASH 파이프라인을 정리했다.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사업성 악화라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MASH 파이프라인을 연구 중단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과거 LG화학도 중국 바이오기업에서 도입한 MASH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LG화학은 2024년 임상 1상 단계에 있던 MASH 치료 후보물질 'LG303174'의 개발을 전략상 중단했다. 회사는 2023년에도 스웨덴 기업 스프린트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2019년 기술 도입한 MASH 후보물질을 반환하면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해당 물질은 당시 전임상 전단계에 있었다.

    글로벌 빅파마 아스트라제네카도 올해 3분기 항감각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계열 신약 후보물질 'AZD2693'의 개발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MASH·간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2b상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과거 기술수출했던 MASH 치료제를 모두 반환받았다. 올해는 3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던 MASH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을 반환받았다. 

    유한양행은 2017년 YH25724의 개발을 시작해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YH25724는 2020년 전임상을 마친 후 지난해까지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임상 1상을 마쳤으나 결국 반환됐다. 

    또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길리에드에 기술수출한 MASH 신약후보물질을 반환받았다. 당시 계약규모는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7억8500만(약 1조606억원) 달러 규모였다.

    M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과 간세포 손상이 동반되고 심하면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은 2026년 253억 달러(약 3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 기대감으로 많은 제약사들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발병에 미치는 요인이 복잡해 명확한 표적을 잡기 어렵고, 신약 효능을 측정하기 위한 임상 지표가 명확하지 않아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FDA의 승인을 받은 MASH 치료제는 미국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레스메디롬)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단 두 종류뿐이다. 위고비는 올해 8월 비만 치료제에서 MASH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  

    특히 이들 치료제도 간경변 전 단계 환자에만 사용 가능해 후기 환자 치료제는 여전히 미충족 수요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의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MSD에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기술이전한 바 있으며, MSD는 연내 에피노페그듀타이드임상 2b상 시험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이호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MSD(머크)에 기술수출한 MASH 신약 에피노페그듀타이드(GLP-1/GCG 이중 효능제) 2상 결과가 연내 발표될 예정"이라며 "추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 및 주가 재평가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