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0년 연속 성장하며 사상 최대 전망 … 영업익도 최고치 경신과열경쟁 따른 내수 부진 속 해외 'K-톡신' 훈퐁 효과 … 내년 실적도 장밋빛美·中·유럽·브라질 등 글로벌 빅4시장 성장세 뚜렷 … 국내 수익성도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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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젤 춘천 거두공장. ⓒ휴젤
국내 경쟁 과열로 부진한 영업 성적을 냈던 휴젤이 해외 시장에서의 강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장기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단가 경쟁에 참여하지 않고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한 만큼 실적 반등도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28일 금융투자업계 컨센서스 분석 결과 휴젤은 올해 매출 4190억원(+12.3%, 이하 전년대비), 영업이익 1944(+16.9%)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매출의 경우 최근 10년간 단 한 차례의 역성장 없이 성장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영업이익 역시 7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매출 4981억원(+18.8%), 영업이익 2448억원(+25.9%) 등으로 올해보다 가파른 성장폭을 시현할 것으로 추산됐다.실적 성장 가능성의 중심에는 해외시장이 있다.분기보고서를 보면 휴젤은 3분기에 전분기대비 16.3% 줄어든 5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102억원에서 1058억원으로 3.95% 감소했다.이는 국내 시장의 과잉공급과 저가 공세에 따른 구조적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이지만, 휴젤의 경우 어닝쇼크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이다.실제 휴젤은 매출원가(6867억원, +8.34%)와 판관비(9428억원, +2.83%) 상승에도 안정적 외형 성장에 따라 원가율(22.4%, -0.62%p)과 판관비율(30.8%, -2.55%p)이 개선됐다. 특히 판관비율의 경우 3분기 기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국내 톡신시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품목만 30종이 넘는 과포화 상태로 진단된다. 국내 인허가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규 업체가 빠르게 진입했고, 가격인하와 판촉경쟁이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일부 제품은 할인경쟁으로 가격이 급락해 최근 의료기관 납품가격이 1만원 초반대까지 내려간 상태다.가격인하는 단기적으로 개별 업체의 매출을 높일 수는 있지만, 사업성 저하로 산업 전반에는 구조적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외형만 성장하고 수익성은 악화하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된 것이다.휴젤의 경우 톡신 단가경쟁이 심화하면서 함께 묶음 판매되던 국내 필러 매출액도 전년대비 반토막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적 반등 요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의 의료관광 효과도 시술단가 하락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흐름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산업 전반이 기술 혁신과 글로벌 진출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 ▲ 연간 휴젤 글로벌 통신 및 필러 잠재 시장 규모. 자료=휴젤. ⓒ키움증권
휴젤 역시 국내 에스테틱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 히알루론산(HA) 필러 등 대표 품목의 글로벌시장 선전과 화장품부문 성장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휴젤 측은 "미국과 중국, 브라질 등 주요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톡신·필러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확장세가 뚜렷해 향후 글로벌 매출 성장의 중심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톡신과 필러 합산 매출의 수출 비중은 80%에 달했다. 두 품목의 3분기 해외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1% 늘어난 726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빅4 시장인 미국·중국·유럽·브라질 비중이 약 45%를 차지했다.휴젤은 현재 빅4 지역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보다는 빅4 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최근 보령 출신의 '해외통'으로 알려진 장두현 한국 CEO와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Abbvie) 출신의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가 캐리 스트롬 글로벌 CEO를 선임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특히 중국의 경우 휴젤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보툴리눔 톡신을 승인받고 판매 중인 주요 시장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휴젤 '레티보'의 점유율은 15% 이상으로, 휴젤은 이를 3년 후 최대 25%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휴젤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해온 의료진 대상 학술활동과 정부가 중시하는 정품 인증 캠페인이 시장 내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이러한 기반이 꾸준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진출한 미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미국은 전세계 톡신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큼 점유율을 소폭만 확대하더라도 회사의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톡신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47억4000만달러(약 6조8597억원) 수준이며 연평균 11.7% 성장해 2030년에는 66억8000만달러(9조65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중국 역시 2조원 안팎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2029년까지 연평균 약 20%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휴젤의 미국 매출은 1분기 38억원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티보 50유닛과 100유닛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이후 2분기 134억원, 3분기 215억원으로 큰 폭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레티보는 미국 출시 초기임에도 이번 3분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 집계됐다.캐리 스트롬 CEO는 "글로벌 톡신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빅4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과 점유율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자사의 강력한 성장 전략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휴젤은 톡신 편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코스메틱 △필러 △스킨부스터 △에스테틱 디바이스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더채움 필러'의 경우 국내 매출이 안정적이고 해외 확장성도 밝다는 평이다.휴젤의 R&D는 기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응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톡신은 보툴렉스 적응증 확대를 위해 양성교근비대증, 경부근긴장이상, 과민성 방광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양성교근비대증은 2상, 경부근긴장이상과 과민성 방광은 1상 단계다.신규 파이프라인은 차세대 상용 톡신 HG105가 비임상시험을 끝냈다. 150kDa 신경독소만 정제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보다 더 적은 투여량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안정성과 내성에 대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기존 A형 제품보다 투여 후 효과가 빠르게 발현되는 E형 톡신은 균주 확보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국소지방분해 주사제 HG301은 미국에서 임상 1상 종료 기술을 도입해 2상을 진행하고 있다.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낮아진 국내 매출을 올리는 전략보다는 M&A 또는 라이선스인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 등의 새로운 전략을 내세운 만큼 중장기 실적에 대한 신뢰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국내시장에 대해 휴젤은 무리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일정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방어하는 쪽을 택했다. 저가경쟁에 직접 대응하기보다 품질 중심 프리미엄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구체적으로 자체 학술 포럼인 'H.E.L.F.'를 지속 운영해 국내 의료진 대상으로 제품 효능과 시술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배우 이나영을 내세운 광고 마케팅을 늘려 브랜드 신뢰도와 소비자 접점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휴젤 관계자는 "최근 국내시장 경쟁이 심화해 단가 압박이 있었으나, 주력 제품 판매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가 방어·브랜드 고도화로 중장기 시장 지위는 오히려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자사 주최 학술행사와 주요 학회 참여를 확대하면서 국내 의료진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고,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및 옥외 광고를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지속 확산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