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영업익, 7년 만에 260억 돌파 전망 … 순익은 분할 후 최대치 기대'역대 최저' 판관비 등 비용 절감에 디앤디파마텍 지분-계열사 매각 이익 반영부채 감소, 현금성 자산 증가 등 유동성-건전성 동시 확보 … 재무구조도 안정ETC 조직 재정비-포트폴리오 강화 … 기술수출 등 본업 실적 턴어라운드 정조준
  • ▲ 일동제약그룹 본사. ⓒ일동제약
    ▲ 일동제약그룹 본사. ⓒ일동제약
    일동제약이 6년간 이어진 순손실 흐름에서 마침내 벗어날 전망이다. 사업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등에 기인한 것이다. 다만 일회성 비용인 지분평가이익, 종속기업 매각이익 등 영업외이익이 반영된 만큼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시선이다.

    이에 일동제약은 경구용 비만치료제 등 전문의약품(ETC) 중심의 경영전략을 강화해 완전한 적자 탈피는 물론,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 컨센서스 분석 결과 일동제약은 연결 기준 올해 매출 5541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의 경우 전년 6149억원에 비해 9.89%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1억원에서 98.1% 급증해 2018년 283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 –124억원에서 319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2019~2024년) 이어진 순손실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2016년 8월 분할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익성 반등의 요인은 크게 △사업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디앤디파매텍의 지분평가이익과 종속기업 매각이익 등 두 가지로 꼽힌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일동제약은 3분기 기준 매출원가를 지난해 2859억원에서 2570억원으로 10.1% 줄였다. 2022년 3045억원에서 3년 연속 감소하면서 이 기간 총 15.5% 낮췄다.

    판관비의 경우 아예 2016년 분할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분기 판관비는 1248억원으로, 전년동기 1310억원에서 4.77% 감소했다. 원가와 마찬가지로 2022년 1491억원에서 3년 연속 감소하면서 16.2%로 줄어들었다.

    앞서 일동제약은 2023년 11월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해 인력·설비·비용 등을 이관, R&D 비용 부담을 덜었다. 소비자경험(CX)부문도 이전해 조직 효율화도 도모했다. 이 같은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디앤디파마텍 지분평가이익과 종속기업 매각이익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일동제약은 10월1일 디앤디파마텍 주식 5만3023주(약 106억원)를 현물로 취득했다. 2021년 출자한 신기술투자조합의 만기청산과정에서 보유지분을 받으면서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디엔디파마텍은 신약 R&D 전문기업으로, 일동제약이 2021년 조합을 통해 투자한 뒤 기술가치가 빠르게 높아졌다. 해당 주식은 9월30일 종가 20만1000원을 기준으로 평가됐다.

    계열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수익도 반영됐다. 일동제약은 7월 새로엠에스 지분을 모회사 일동홀딩스에 넘기면서 계열사 구조를 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종속기업 처분이익이 기타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새로엠에스는 지난해 매출 103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큐더스패밀리 3호 신기술투자조합 등 일부 투자지분 처분이익도 함께 반영됐다.

    일동제약 측은 "사업재정비에 따른 고정비 감소와 비용지출구조 효율화 등의 결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순이익은 외부 투자성과와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에 따른 기타수익 발생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 주요 파이프라인. ⓒ일동제약
    ▲ 주요 파이프라인. ⓒ일동제약
    수익성 회복을 기반으로 현금이 돌면서 재무구조도 안정화됐다.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효율화하는 일종의 체질 개선으로 풀이된다.

    3분기 유동비율은 2023년 67.5% 2024년 90.1%, 2025년 91.3%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325억원, 488억원, 496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 규모는 4461억원, 4330억원, 3470억원 순으로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은 326%, 275%, 152% 순으로 개선됐다.

    비용 효율화와 비핵심자산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일동제약이 핵심사업에 재원을 집중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의 3분기 실적 개선이 구조적 체질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영업외이익이 아닌 본업의 성장세가 확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일련의 재무구조 개선이 비용 효율화의 결과인 데다 영업외이익 의존도가 높은 만큼 본업을 확장해 지속가능한 수익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동제약은 신약개발과 기술이전(LO) 등 ETC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축은 비만·당뇨 치료제 파이프라인이다. 유노비아를 통해 경구제형 저분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를 개발 중이며 임상 1상 단계에서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다.

    기존 주사제 대비 환자편의성과 생산 효율성이 높을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글로벌 경구 GLP-1 개발 경쟁구도 속에서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시장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 글로벌 2상 진입과 함께 빅파마와의 LO 협상이 본격화할 경우 가치가 현재보다 더 크게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다른 축은 유노비아로부터 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의 기술을 이전받아 상업화 권리를 강화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약 매출 발생을 목표로 하는 회사 전략과 맞물려 단순 제약사에서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파킨슨병 치료제 등 주요 ETC 파이프라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자가면역·섬유화 분야에서는 ACKR3-PAM 계열 신약 'IL21120033'의 2026년 3분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희귀 암종을 겨냥한 사이클린 K 분해제 'IL2106' 역시 같은 해 4분기 IND 제출을 추진한다.

    항암제 파이프라인에서는 PARP 억제제 '베나다파립(IDX-1197)'이 위암 병용요법 임상 2a상에 진입했으며 안드로젠 차단제 'ID11916'도 비임상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ETC부문장과 마케팅본부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문약사업부의 책임경영과 영업 효율성을 높이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R&D 조직 재편 움직임의 경우 단기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파이프라인 상업화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는 퀀텀점프 포석으로 평가된다.

    일동제약 측은 "지금까지는 원료의약품이나 제네릭(복제약) 수출에 머물렀다면 이젠 기술수출 중심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신약과 오리지널 판권을 확보하고 코프로모션을 통해 ETC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