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베스트 2025 수상작 트렌드 '제품 업그레이드'"평범한 것을 의미 있는 것으로 바꿔"
  • 기존 제품을 크리에이티브하게 재해석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브랜드브리프가 유로베스트 크리에이티비티 리포트 2025(Eurobest Creativity Report 2025)를 분석한 결과, 올해 수상작들에선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는 것이 최대 트렌드로 꼽혔다.

    완전히 새로운 발명품이 아니라 평범한 제품을 개선한 것이다. 아이스크림, 향수, 휴대전화 케이스처럼 익숙한 제품들이 문화적·행동적 통찰을 만나 사회적 문제 해결과 즐거운 경험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 제목: 아이스크림테라피(Creamotherapy)
    출품사: HAVAS LYNX, MANCHESTER
    브랜드: MY DOCTOR'S RECIPE
    수상: 2025 유로베스트 이노베이션(Innovation) 부문 그랑프리, 헬스케어(Healthcare) 부문 골드

    암환자를 살리는 아이스크림

    적절한 영양 섭취는 효과적인 암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환자들에게 먹는 행위는 그 자체가 극심한 고통이다. 

    암 치료는 심각한 메스꺼움과 인후·구강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 치료 과정은 또한 후각과 미각을 변화시켜 보충제의 맛·냄새·질감에 극도로 민감하게 만든다. 그 결과 암 환자용 영양 보충제의 80%가 끝까지 섭취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암 환자 5명 중 1명은 암이 아닌 '영양실조'로 사망한다.

    강화 영양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테라피(Creamotherapy)는 실제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외형과 맛, 향은 일반 아이스크림과 동일하지만, 과학적으로 설계된 특허 마이크로 캡슐화 영양소를 담고 있어 치료의 연장선으로 활용될 수 있다.

    10개 이상의 병원에서 이 프로그램이 도입됐고, 환자 1인당 평균 1000kcal 이상의 추가 섭취가 이뤄졌다. 충분한 영양 섭취는 입원 기간을 평균 2일 이상 단축하고, 수술 후 합병증을 최대 50%까지 감소시켜 생존율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테라피는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에 연간 4억8000만파운드(한화 약 9500억원)를 절감하고, 전 세계적으로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 200만명을 예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 제목: Lynx With Catnip
    출품사: LOLA MULLENLOWE, MADRID
    브랜드: LYNX
    수상: 2025 유로베스트 소셜 앤 인플루언서(Social and Influencer) 부문 골드,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앤 액티베이션(Brand Experience and Activation) 부문 골드, 필름(Film) 부문 브론즈

    집사와 데이트하려면 냥심부터

    센서스와이드(Censuswide)에 따르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60%는 자신의 고양이가 싫어하는 상대와는 데이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연인을 유혹하는 첫 관문이 고양이인 셈이다. 이에 젊은 남성용 그루밍 브랜드 링스(Lynx)는 사람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매료시키기 위한 향수 링스 위드 캣닢(Lynx with Catnip)을 내놨다. 

    캣닢(개박하)은 네페탈락톤(nepetalactone) 이라는 성분을 함유한 식물로, 고양이의 페로몬을 모방해 고양이를 더 친근하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끌어당기는 효과가 있다.
  • ▲ 런던 크리스털 팰리스 공원에 배치된 린스 위드 캣닢 옥외광고에 고양이들이 다가와 있다. ⓒ유로베스트
    ▲ 런던 크리스털 팰리스 공원에 배치된 린스 위드 캣닢 옥외광고에 고양이들이 다가와 있다. ⓒ유로베스트
    링스는 해당 제품 홍보를 위해 라디오, 인쇄 매체, 옥외광고(OOH), 게릴라 포스터를 아우르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전개했다. 먼저 런던 크리스털 팰리스 공원(Crystal Palace Park) 인근에 자동 분사 기능을 갖춘 옥외광고를 설치했다.

    이곳은 영국 내 고양이 커뮤니티와 깊은 연관을 지닌 장소다. 1987년 세계 첫 고양이 애오 협회인 내셔널 캣 클럽(National Cat Club)이 탄생한 곳이자, 오랜 기간 고양이 군락지가 형성돼 있는 지역이다. 린스 위드 캣닢 향이 분사되면서 고양이들이 몰려왔고, 고양이 애호가들 또한 따라왔다.

    또한 고양이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싫어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링스 위드 캣닙을 제공해 바이럴되도록 했다. 해당 영상들은 500만회 이상 노출됐고, 링스 관련 대화량은 185.5%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 제목: The Flipper
    출품사: LEPUB, AMSTERDAM
    브랜드: HEINEKEN
    수상: 2025 유로베스트 소셜 앤 인플루언서 부문 브론즈

    같이 있을 땐 폰을 뒤집으세요

    퍼빙(Phubbing)은 Phone(전화기)과 Snubbing(무시/냉대)의 합성어로, 함께 있는 사람을 외면하고 스마트폰에만 몰두하는 무례한 행동을 뜻한다. 사회적 자리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행동은 전염된다. 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확인하면, 주변 사람들은 그럴 가능성이 두 배로 높아진다. 꼭 무례해서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습관 때문에 사회적 모임은 순식간에 각자 화면에 몰두하는 시간이 된다.

    하이네켄은 소리 감지 센서, 작은 로봇 팔, 그리고 수천개의 '건배(cheers)' 소리를 학습한 AI로 구성된 휴대전화 케이스 플리퍼(The Flipper)를 내놨다. 건배 소리에 반응해 화면을 뒤집어 순간에 다시 집중하도록 부드럽게 유도한다.

    단 50개만 수작업으로 제작됐고, 미디어 집행도 없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영상이 공개되자 틱톡커들은 DIY 제작을 시도했고, 테크 블로그들은 작동 원리를 분석했으며, 사람들은 직접 휴대전화를 뒤집기 시작했다. 142개국에서 1202건의 미디어 보도와 40억회의 언드 미디어 도달(earned media reach)을 기록했다.

    크리에이티브 데이터(Creative Data) 및 이노베이션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미켈레 치레두(Michele Cireddu) 레오 이탈리아(Leo, Italy) 크리에이티브&이노베이션 리드(Creative & Innovation Lead)는 "이번 유로베스트 수상작들은 평범한 것을 의미 있는 것으로 바꾸는 사례들을 보여줬다"며 "이로 인해 혁신 그 자체를 위한 혁신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