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손 스케치 애니메이션 내놓고 커뮤니티에 공 돌려네덜란드 복권 브랜드, 수작업한 스톱모션으로 함께 행운 나눠아몬드 브리즈, 조나스 브라더스와 AI 광고 풍자
  • AI(인공지능)가 단 몇 초 만에 광고를 완성하는 시대. 오히려 가장 느리고 번거로운 길을 택하며, '진정성'이라는 오래된 가치에 다시 힘을 싣는 브랜드들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브랜브리프는 포르쉐, 네덜란드 복권 브랜드 스타츠로터레이(Staatsloterij), 그리고 아몬드 브리즈 등 AI 광고에 반기를 든 크리에이티브 캠페인들을 분석했다.
  • 먼저 포르쉐는 '포르쉐 홀리데이'라는 제목의 30초짜리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운전자가 새 차를 몰고 산길의 가을 풍경을 우아하게 누비는 모습들이 손으로 그린 스케치와 CGI를 혼합해 만들어졌다. 사람이 직접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이를 3D로 바꾸는 작업을 한 것. 광고 제작에서 AI는 사용되지 않았다.

    포르쉐는 포르쉐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광고 제작 과정 영상을 공개하며, 해당 광고는 파리에 기반을 둔 애니메이션 제작팀인 패러렐 스튜디오(Parallel Studio)에서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포르쉐는 "이 작품은 공동체(커뮤니티)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 순간으로 나아간다"고 덧붙였다. 영상의 제목에는 암호로 적힌 러브레터(The Coded Love Letter)라는 부제가 함께 적혀있으며, 이후 포르쉐 마니아라면 알 수 있는 8가지 디테일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꿈을 원동력으로 삼는다고 한 포르쉐인 만큼, 이 짧은 광고는 브랜드를 사랑해온 사람들의 경험과 정서가 함께 완성한 순간이라는 선언에 가깝다.
  • 네덜란드 국영 복권의 '서로에게 행운을 나누자(Give each other a little luck)' 캠페인은 당첨이라는 결과보다, 행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용히 따라간다. 

    영상의 주인공인 노인은 늘 심술궂은 표정으로 살아가며, 그의 머리 위에는 작은 검은 구름이 따라다닌다. 그는 마지못해 동네 사람들의 택배를 대신 받아주기 시작하는데, 짧은 인사와 고마움, 사소한 친절들은 그의 태도를 조금씩 바꿔놓는다. 프레임 하나하나 손으로 구현된 스톱모션은 이러한 미세한 감정 변화를 포착하고, 머리 위를 떠다니던 구름 역시 장면이 거듭될수록 옅어진다. 광고는 끝내 당첨 여부를 강조하지 않는다.

    이 캠페인의 설득력은 메시지와 제작 방식이 정확히 맞물린다는 데 있다. 하루에 5초 분량만 완성되는 스톱모션이라는 느린 공예는, 효율보다 사람의 시간을 존중하겠다는 선택이다. 제작자와 애니메이터, 세트 및 인형 제작자가 협업해 완성한 과정 자체가 '서로에게 행운을 나누자'는 캠페인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이 캠페인을 이끈 데니스 바르스(Dennis Baars) TBWA\NEBOKO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매년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는 동일하다. 바로 인생에는 '잭팟' 상금보다 더 가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라며 "스톱모션이라는 인간적인 공예가 스토리텔링을 한 단계 끌어올려줄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 블루 다이아몬드의 아몬드 브리즈는 조나스 브라더스와 함께 허술한 AI 생성 콘텐츠를 풍자했다. 

    영상에서 조나스 브라더스의 PR팀은 아몬드 브리즈 광고가 들어왔다며 AI로 생성한 콘텐츠들을 보여준다. 우주 괴물과의 전쟁, 로맨틱한 분위기의 상의 탈의에 이어 말처럼 달리는 아몬드에 탄 조나스 브라더스의 모습들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아몬드 브리즈를 뚜껑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마시는 등 AI 특유의 엉성한 오류도 드러난다. 

    이에 조나스 브라더스는 "그냥 '아몬드 브리즈 정말 좋아(It’s really good)'라고 말하면 돼"라고 응한다. 맥락도, 브랜드 이해도 없는 화려한 AI 콘텐츠 대신 단순하고 솔직한 메시지 자체가 오늘날 소비자와의 연결고리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해당 광고는 기획 단계부터 최종 편집에 이르는 전 과정에 조나스 브라더스가 깊이 관여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조나스 브라더스는 "투어로 바쁜 생활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는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아몬드 브리즈는 우리가 실제로 즐겨 마시고 사랑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번 파트너십은 매우 자연스러웠다"며 "우리다운 이야기를 담은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티브 협업 자체가 정말 즐거웠다"고 전했다.

    마야 어윈(Maya Erwin) 블루 다이아몬드 혁신 및 R&D 부문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블루 다이아몬드 아몬드 브리즈가 추구하는 가치인 진정성, 크리에이티비티, 그리고 소비자와의 의미 있는 연결을 모두 담고 있다"며 "조나스 브라더스가 모든 크리에이티브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이번 협업은 더욱 특별하고 공감 가는 결과로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번 광고는 제일기획 북미 자회사 맥키니(McKinney)가 대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