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 인도 국민 스포츠 '크리켓' 굿즈가 되다맥도날드, 해피 없는 해피밀로 아동 감정을 논하다KFC, 종교 버금가는 진정성을 만들어 내다
  • 음식은 대개 일상의 반복, 혹은 생존을 위한 연료로 치부되곤 한다. 몇몇 음식 브랜드들은 더 이상 '맛'을 광고하기 보단 사람들의 감정과 믿음을 건드리며 브랜드가 사회와 대화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23일 브랜드브리프는 음식이 태도와 가치관을 전달하는 가장 직접적인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캠페인들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분석했다. 
  • 제목: 오레오, 역사를 굽는 중(Oreo History In The Baking)
    출품사: 레오 뭄바이(LEO, MUMBAI)
    브랜드: 오레오(OREO)
    수상: 2025 칸라이언즈 소셜 앤드 인플루언서(Social and Influencer)·다이렉트(Direct)·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Creative Strategy) 부문 브론즈

    월드컵 소장품이 된 오레오

    인도에서 크리켓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기록이 만들어질 때마다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선수 한 명의 플레이가 수백만 명의 기억으로 각인된다. 그러나 이 거대한 열광의 중심에서 오레오(Oreo)는 철저히 주변부에 있었다. 축하의 순간을 책임지는 음료 브랜드도 아니고, 선수들을 후원하는 스포츠 브랜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크리켓 월드컵이라는 최대의 무대를 앞두고, 오레오는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 그 자체가 되기로 했다. 회사는 인도 대표팀이 월드컵 기간 동안 깰 수 있는 360가지 모든 마일스톤(선수가 달성하는 중요한 기록)을 사전에 상정하고,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과 행동을 반영한 맞춤형 쿠키 디자인을 준비했다. 그리고 역사가 만들어지는 바로 그 순간, 오레오 공장은 단 6분 만에 해당 기록을 상징하는 쿠키를 생산해 출시했다.

    전통적인 스포츠 굿즈가 소수의 팬만 가질 수 있는 기념품이라면, 오레오는 이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소장품으로 재정의했다. 캠페인의 모든 발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됐고, 별도의 유료 미디어 없이도 폭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각 기록이 달성될 때마다 공개되는 쿠키는 곧바로 이커머스와 연동돼, 팬들이 즉시 패키지를 예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크리켓 마일스톤 패키지는 예약률 600%를 초과했고, 출시 후 10분 이내 전량 매진됐다. 캠페인 기간 동안 웹사이트 트래픽은 예상 대비 500% 증가, 비스킷 브랜드 언급 점유율은 76%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브랜드는 8%에 그쳤다. 특히 수개월간 이어지던 하락세를 뒤집고, 매출 5%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 제목: 해피 없는 해피밀(The Meal)
    출품사: 레오 런던(LEO, LONDON)
    브랜드: 맥도날드(MCDONALD'S)
    수상: 2025 칸라이언즈 미디어(Media)·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앤드 액티베이션(Brand Experience and Activation)·PR부문 브론즈

    미소 지운 해피밀

    맥도날드가 20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결과, 아이들 중 48%가 원하지 않을 때에도 항상 행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부모의 경우에도 74%가 자녀가 슬퍼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맥도날드는 지난 50년 간 아이들의 웃음을 상징해온 해피밀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웃음을 강요하는 존재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되물었다. 그리고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해피밀에서 미소를 제거하는 결단을 내렸다. 

    '더 밀(The Meal)'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해피밀 박스부터 광고 전반에 이르기까지 모든 브랜드 접점에서 상징적인 미소를 없앴다. 이 작은 변화는 '항상 행복할 필요는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통해 가족들이 아이들의 감정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아이들 스스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임을 이해하도록 돕고자 했다.

    캠페인은 영국 전역 1400개 레스토랑에 한정판 해피밀 박스 250만개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실행됐다. 박스에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배우고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감정 스티커가 함께 제공됐다. 정신 건강 인식 주간에 맞춰 진행된 이 캠페인은 전국적인 대화를 촉발했고, 해피밀을 다시 문화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캠페인 주에만 250만개 이상의 해피밀이 판매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해피밀 브랜드에 대한 긍정 인식은 87%까지 치솟았다. 2024년 5월, 전월 대비 해피밀 관련 구글 검색량도 75% 증가했다.
  • 제목: 치킨을 믿습니다(BELIEVE IN CHICKEN)
    출품사: 마더 런던(MOTHER, LONDON)
    브랜드: KFC
    수상: 2025 칸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부문 실버

    치느님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정직하지 않은 정치인들, 불확실한 경제. 사회 전반에 회의감이 만연해 있던 시기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KFC의 치킨이다. 수십 년간 레시피를 바꾸지 않고, 언제나 바삭하고 완벽하게 시즈닝된 그 맛은 한결같았다. 

    사람들이 진정성을 갈망하던 순간, KFC는 '변하지 않음' 그 자체를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삼았다. 캠페인의 출발점은 명확했다. 프라이드치킨을 먹는 단순한 행위를, 우리가 더 이상 쉽게 믿지 못하게 된 것들에 대한 '믿음의 행위'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상이 흔들리는 시대에 KFC는 '그래도 치킨만큼은 믿을 수 있다'는 감각을 하나의 대담한 매니페스토로 제시했다.

    어지러운 세상 속 믿을 것은 치킨 뿐이라는 강렬하고 도발적인 브랜드 메시지를, 풍부하고 드라마틱한 비주얼, 컬트적인 요소를 활용해 더욱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는 과거를 향한 향수가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를 현재형으로 선언하는 작업에 가까웠다. 

    캠페인 론칭 이후 3개월 동안 KFC의 브랜드 언급량(buzz)은 1.9포인트 상승했고, 전체 브랜드 지수(BrandIndex)는 1.6포인트 증가했다.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과 품질 인식 또한 상승하며, 변하지 않는 맛에 대한 신뢰가 지표로 확인됐다. 구매 고려도 역시 0.8포인트 증가하며, 캠페인이 단순한 메시지 차원을 넘어 실제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줬다.

    한편 2026 칸라이언즈는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리며 출품 및 참관 관련 내용은 칸라이언즈서울로 문의하면 된다. 이 외에 25만여개가 넘는 글로벌 캠페인의 다양한 정보는 칸라이언즈 아카이브 러브더워크(love the work)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