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5~9명이 쥔 ‘승계 열쇠’ … 공개 경쟁 뒤의 좁은 권력 통로외부 후보 문 열었다지만 … 승계 경쟁은 내부 인사 중심으로 수렴회장 단독 사내이사 논란, 지방 금융지주까지 ‘이너서클’ 구조 반복당국 클로백·세이온페이 도입 검토 … 주총 앞두고 권력 구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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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회장 연임 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사외이사 역할, 주주 견제 장치 등은 수년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지주 특유의 '소유 분산 구조' 속에서 권한이 이사회와 경영진에 집중되는 구조는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금융당국도 올해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운영, 성과보수 체계까지 전반적인 제도 손질을 검토 중이다. 본지는 회장 승계 구조, 이사회 독립성, 주주 기반 견제 장치까지 금융지주 권력 구조의 실제 작동 방식을 들여다본다.[편집자 주]이달 말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금융권의 한복판으로 떠올랐다. 우리금융은 오는 23일, 하나금융은 24일, 신한금융은 26일, BNK금융은 27일 잇따라 주총을 연다. 표면적으로는 재무제표 승인과 배당 확정이 주요 안건으로 보이지만, 금융권 안팎의 관심은 지배구조 문제로 향하고 있다. 특히 회장 승계 구조와 이사회 권한이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금융지주들은 그동안 '투명한 승계 시스템'을 강조해 왔다. 상시 후보군을 관리하고 외부 인사에게도 문을 열어두며 사외이사 중심 위원회가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설명이다. 겉으로 보면 흠잡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실제 권력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개 경쟁으로 보이는 회장 선임의 이면에는 제한된 소수 인원이 쥔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소수 이사회가 쥔 '승계 열쇠'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절차는 대부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되며 위원 수는 보통 5~9명 수준이다. KB·하나·우리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고, 신한금융은 8명 중 5명이 참여하다 최종 단계에서 전원이 표결에 참여하는 구조다.이들은 후보군 검증과 압축, 면접, 최종 선임까지 사실상 전 과정을 좌우한다. 형식적으로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기구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를 '좁은 승계 통로'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지주 최고 권력의 향방이 소수 위원회의 판단에 좌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더 민감한 대목은 회추위 구성 자체다. 사외이사 다수가 현 회장 재임 기간 동안 선임된 인물이기 때문. 법적으로는 독립이사지만 실제로는 현 경영진과 완전히 분리된 판단 구조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서 이사회 독립성 문제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외부 후보군 관리 역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평가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내부와 외부 후보군을 함께 관리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해 기준 내부 11명, 외부 19명 등 30명의 후보군을 관리했고 하나금융은 내부 9명, 외부 5명 등 14명의 롱리스트를 운용했다.하지만 승계 절차가 시작되면 후보군은 빠르게 압축된다. 이 과정에서 최종 후보는 내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금융권에서 "외부 후보는 제도적 장치일 뿐 실제 경쟁자가 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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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장 단독 사내이사 … 지방 금융지주까지 '이너서클' 논란이사회 구조 역시 금융지주 지배구조 논쟁의 또 다른 축이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편을 주문하고 있지만 일부 금융지주는 여전히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우리금융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룡 회장의 연임과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지만, 추가 사내이사 선임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반면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외에 국민은행장이 기타 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함께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하나금융 역시 함영주 회장과 두 명의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구조다.금융권에서는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제가 유지될 경우 이사회 내 권력이 특정 인물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을 경우 회장이 경영 의사결정을 사실상 주도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권력 집중 구조는 지방 금융지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BNK금융의 빈대인 회장, JB금융의 김기홍 회장, iM금융의 황병우 회장 등 지방 금융지주 대부분이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이를 두고 이사회가 경영진 중심으로 고착되는 이른바 '참호구축'을 비판한 바 있다.◆ 당국, 보수·승계 구조 동시 개편 압박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약 18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KB금융 5조 8430억원, 신한금융 4조 9716억원, 하나금융 4조 29억원, 우리금융 3조 1413억원이다. 호실적이 오히려 현 경영진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에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금융회사 임원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금융사고 발생 시 성과보수를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다. 특히 퇴직 임원까지 환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성과급 지급 방식도 일정 기간 균등 분할 지급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보수 체계 투명성도 강화될 전망이다. 임원 개별 보수를 주주가 승인하는 세이온페이(Say-on-pay) 제도 도입과 임원 보수 공시 확대가 함께 논의되고 있다.회장 연임 절차 역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주총 일반결의로 연임이 가능하지만 향후에는 주총 특별결의 요건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연임에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진다.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 승계 구조 논쟁의 핵심은 절차가 아닌, 권력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후보군이 몇 명이냐보다 누가 마지막 문을 열고 닫느냐가 지배구조의 본질이라는 얘기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승계 프로그램과 후보군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 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제 의사결정 권한이 소수 이사회에 집중된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지배구조 논쟁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