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6일 보조금 접수 시작 … 국고보조금 최대 680만원"예산 동날라" 구매 심리 UP … 인기 차종 대기 길어질 듯
  • ▲ 기아 전시장. ⓒ김수한 기자
    ▲ 기아 전시장. ⓒ김수한 기자
    지난해 '전기차 캐즘' 여파로 한산했던 영업 현장이 정부 보조금 정책 발표와 함께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뀔 경우 지급되는 100만원의 '전환 지원금'이 신설되며 구매 심리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보조금 공고가 발표되자, 영업 현장에서는 기쁨과 동시에 출고 대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조금 정책이 기폭제가 되어 주문이 몰릴 경우, 제조사의 생산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출고 병목'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다수의 현대차·기아 전시장 관계자는 전기차 출고 지연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장기간 대기가 당장에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출고 병목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현대차 영업 관계자는 "작년에는 캐즘 여파로 재고가 여유 있었지만, 올해는 조건이 좋아 1~2월에 주문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나 일렉트릭 같은 인기 차종은 원하는 옵션을 더하면 지금 계약해도 1~2달 대기는 기본이다"고 전했다.

    이어 "계약을 걸어두고 보조금 접수를 마쳐도, 생산이 밀려 차를 받지 못하는 인도 지연이 발생하면 가을에 차를 받게 될 수도 있다"며 "특히 경차의 경우,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 내수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출고 대기는 내년까지도 예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환경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정책이 발표되며 보조금 소진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계약 문의가 몰리고 있기 떄문으로 풀이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은 중대형 승용차 기준 국고보조금에 신설된 전환 지원금을 더해 최대 680만원까지 늘어났다. 전환 지원금은 최초 출고 후 3년 이상 된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매각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때 지급된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혜택은 더 커진다. 서울시는 중대형 승용차 기준 최대 754만원을 지원하며, 자체적인 전환 인센티브까지 마련해 26일부터 보조금 접수를 시작한다. 보조금 대상자는 차량 출고·등록순에 따라 선정된다. 제작·수입사 본사에서 10일 이내에 차량 출고가 가능하다고 제출한 명단에 한해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빠른 출고가 보조금 수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별 예산 편차도 속도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기아 영업 관계자는 "서울은 그나마 여유롭지만, 예산이 적은 지방의 경우 접수 시작 하루 만에 보조금이 동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보조금 공고가 나지 않은 고양, 세종시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는 이미 계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기아 영업 관계자는 "아직 공고가 안 뜬 지역 고객들도 차가 나오면 바로 받겠다며 계약금부터 걸고 대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초기 전기차 대란 때처럼 무조건적인 품귀 현상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창기보다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다양해져 수요가 분산될 것"이라면서도 "할인 폭이 크거나 저금리 혜택이 적용되는 특정 모델에는 쏠림 현상이 발생해 인도 지연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신차들이 대거 출시되는 가운데, 보조금 지급 여부를 떠나 제조사의 생산 능력이 수요를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올해 전기차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