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격전지로 부상한 유럽 … B·C세그먼트가 관건 EV2·아이오닉3 앞세워 소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
  • ▲ 기아 EV2(왼쪽)과 현대차 아이오닉3(오른쪽).ⓒ현대차그룹
    ▲ 기아 EV2(왼쪽)과 현대차 아이오닉3(오른쪽).ⓒ현대차그룹
    비(非)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처음으로 3위 자리를 BYD에 내줬다.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 부진이 주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현대차 그룹이  EV2·아이오닉3 중심으로 유럽시장 전략 재편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유럽 완성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BYD는 약 18만7000대가신규 등록된 반면 현대차는 약 10만9000대 수준에 그쳤다. 약 42%의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BYD의 비중국 글로벌 전기차(EV) 판매대수는 62만7000대로 전년 대비 141.8%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은 60만9000대를 판매하며 11.8% 성장에 그쳤다. 시장점유율도 BYD 8.2%, 현대차그룹 7.9%로 집계됐다.

    유럽 시장에서의 수요 대응 차이가 수요 대응 차이가 누적된 결과로 분석된다. 중대형·고가 전기차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의 라인업 구조 상 유럽 주력 수요인 B·C세그먼트에서 물량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유럽 전기차 등록 대수는 425만7000대를 기록하며 34.9%의 성장을 보였다. 비중국 시장 전체의 55.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유럽 시장이 반등 국면에 들어서면서 유럽이 전기차 판매 주도권을 둘러싼 최대 격전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확대 국면에서 주력 수요가 몰린 차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BYD와의 물량 격차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볼륨 세그먼트 대응이 유럽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EV2와 아이오닉3가 현대차의 유럽 전략 핵심 차종으로 거론된다. 향후 18개월간 5종의 전기차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두 모델이 지적된 소형 전기차 공백을 보완할 지 주목된다. 

    EV2와 아이오닉3는 동일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된 형제 모델이다. 400V E-GMP 파생 플랫폼을 바탕으로 배터리, 전력계, 구동 모듈을 공용화해 개발·생산 효율이 높다. 유럽처럼 물량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원가와 출시 속도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조합이다.

    800V 고전압 시스템 대비 원가와 설계 부담을 낮춰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고, 국가별 보조금 요건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기존 급속 충전 인프라와의 호환성도 높아  가격·인프라·소비자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선택지인 셈이다.

    경쟁 타깃은 폭스바겐의 ID.2all과 르노의 5 E-Tech 등 유럽 B세그먼트 주력 모델이다. C세그먼트에서 폭스바겐 ID.3, 르노 메간 E-Tech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델은 3만유로대 가격 접근성과 도심 주행에 적합한 차체 크기, 현지 생산 기반을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의 볼륨 세그먼트를 이끌고 있다. 

    생산 전략도 유럽 현지화에 방점이 찍혔다. EV2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아이오닉3는 터키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관세와 물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특히 EU 역내 생산인 슬로바키아는 원산지·규제 대응에 유리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주요 부품사들도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