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CFC 상반기 가동 … 자동화 물류 전략 첫 실전 투입쿠팡·컬리 중심 시장에 후발주자 승부수제타 이용자 정체 속 서비스·물류 시너지 시험대수도권 쏠림 구조 속 전국 확장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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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롯데
롯데가 올해 온라인 장바구니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다. 수년간 준비해온 오카도 기반 자동화 물류 전략이 상반기 가동을 앞두면서 롯데의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이 처음으로 실전에 오른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을 수십 년간 운영하며 쌓은 그로서리 유통 노하우를 온라인에 접목하는 시도다. 다만 이미 판이 굳어진 시장에서 이 같은 전략이 흐름을 흔들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롯데마트의 오카도 고객풀필먼트센터(CFC)는 올해 상반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약 200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4만2000㎡(약 1만2705평) 규모로 조성된 이 시설에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다.
부산 CFC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자동화 피킹·패킹 등 고도화된 물류 시스템이 구현된다. 롯데는 물류센터 구축과 신선식품 등 소싱을 담당하고 오카도는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산과 창원, 김해 등 영남권 230여만 가구를 대상으로 신선식품을 포함한 상품을 하루 최대 3만건 이상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롯데는 보고 있다. 온라인 식품 주문 처리 효율과 신선식품 운영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재 부산 CFC는 시험 가동 단계에 있으며 가동 테스트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롯데는 부산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하고 2032년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롯데가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시장 환경 변화도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약 47조8000억원으로 전년 연간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온라인 장바구니 시장이 단기 유행을 넘어 구조적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유통산업발전법과 대규모유통업법 등 규제로 출점 경쟁이 한계에 봉착한 대형마트 업계 전반의 구조 전환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부산에 이어 2호 CFC는 수도권 지역인 경기도 일산에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 ▲ 롯데마트 제타 ⓒ롯데마트
다만 경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쿠팡과 컬리 등 선두 업체들이 이미 빠른 배송과 멤버십, 가격 경쟁력은 물론 콜드체인 등 물류 인프라까지 상당 수준 끌어올린 상황에서,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만으로 소비자 이동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장바구니 서비스는 가격과 배송 경험, 상품 구색, 앱 사용 편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물류 효율 개선이 곧바로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롯데는 물류 인프라와 함께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4월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 애플리케이션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하며 그로서리 사업을 본격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제타를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인 AI 장보기를 구현하고 각종 프로모션과 CFC 연계를 통해 이용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 성과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롯데마트 제타는 지난해 4월 론칭 당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59만명, 신규 설치 60만건을 기록했지만 이후 빠르게 감소했다. MAU는 5월 47만명, 6월 44만명으로 하락한 뒤 하반기에는 42만~44만명 수준에서 정체됐다.
신규 설치 역시 5월 10만건에서 7월 5만6000건, 10월에는 3만1000건까지 줄었다. 다만 12월 들어 MAU가 49만명, 신규 설치가 8만3000건으로 소폭 반등하며 추가 반등 가능성은 남겼다.
특히 그룹의 근간이자 상징적인 부산을 첫 자동화 거점으로 삼았지만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 온라인 식품 배송 서비스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미 활성화돼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바구니 서비스에 이미 익숙해 후발 주자들이 경쟁하기에는 다소 불리한 면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낮은 지역에서 운영 안정성을 먼저 검증하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실제 성과가 전국 단위 확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여기에 오카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김상현 롯데 부회장이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사퇴한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사업인 만큼 향후 전략의 연속성과 실행력 유지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또다른 관계자는 "온라인 장바구니 시장은 이미 배송 속도나 콜드체인 구축 여부만으로 승부가 갈리는 단계는 지났다"며 "CFC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더라도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 경험까지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시장 판도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