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ASF·구제역 발생에 축산현장 '비상' 확산세 지속 시 공급 차질로 가격 상승 압력 우려가축전염병 확산에 단기적 출하 감소도 불가피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값 1년 전보다 높아 정부, 설 앞두고 할인행사 추진하지만 상승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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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구제역이 발생한 인천 강화군 한 농장 앞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은서의 農·海 한 가운데'는 농어업·농어촌 정책과 현안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분석기사를 제공합니다. 단순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배경과 추진 방향, 현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까지 다각도로 분석해 독자에게 입체적으로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가축전염병이 잇따라 확산되면서 축산 현장은 물론 먹거리 물가도 비상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방역 부담과 함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동량이 늘어나는 설 명절을 앞두고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축산물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압박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농가 개별 방역만으로는 가축 질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촘촘한 방역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전국적 가축전염병 지속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SF 올해 들어 강원 강릉(1월 16일), 경기 안성(1월 23일), 경기 포천(1월 24일), 전남 영광(1월 26일), 전북 고창(2월 1일)까지 잇따라 발생했다. 올해만 벌써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확진된 사례다.전국적으로 산발적 발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 강릉과 경기 안성, 전남 영광, 전북 고창 등은 그동안 ASF가 발생하지 않은 ASF 청정지역으로 현장에선 긴장감이 고조됐다. 사실상 전국이 ASF 비상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그동안 국내 농장 ASF의 약 98%는 야생 멧돼지 등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형 2형(IGR-II)이었다. 하지만 최근 발생 양상은 이전과 다르다. 유전자 분석 결과 안성과 강원 강릉, 전남 영광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유전형 1형(IGR-I)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외 유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방역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ASF 국내 누적 발병 건수도 60건에 이르게 됐다. 올해 들어 확인된 ASF 확진 사례 5건은 2019년 9월 국내 첫 발생 이후 56~60번째에 해당한다. 살처분 규모도 늘어났다. 강릉과 안성, 포천, 영광, 고창 등 5개 농장 살처분 규모는 약 6만9000마리다.정부는 위기 경보 단계를 전국 '심각' 수준으로 상향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뚜렷한 만큼 현행 ASF 방역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보다 근본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한국돼지수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야생멧돼지를 통한 환경오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ASF 농장 발생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사육돼지는 농식품부가, 야생멧돼지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관리하는 '반쪽짜리 방역체계'를 즉각 통합하고 일원화한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런 상황 속 인천 강화 소 농장에서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했다. 지난해 4월 전남 무안에서 구제역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고병원성 AI와 ASF에 이어 구제역까지 제1종 가축전염병 3종이 동시에 확산하면서 국내 축산 시스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중수본은 발생농장의 한우 181마리와 젖소 65마리 등 246마리 전체 두수에 대해 살처분과 함께 역학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 김포는 기존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그 외 시도, 시군은 주의 단계를 유지한다.지난해 구제역은 3월 전남 영암에서 첫 발생한 이후 4월 13일까지 모두 19건으로 확산했다. 특히 전남은 그동안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전국 유일의 구제역 '청정 지역'이어서 충격이 컸다. 구제역 발생이 이어지면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구제역 청정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제주도는 지난해 5월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으로 인정받았다.정부는 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고병원성 AI, ASF,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점을 엄중한 상황"이라며 "농식품부는 발생 농장 출입통제, 살처분, 일시이동중지 및 집중소독 등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른 방역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발생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
- ▲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축산물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수급 불안에 물가 자극가축전염병이 줄지어 발생하면서 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설을 앞두고 전국에서 할인 행사를 추진하며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나섰지만, 가축전염병에 공급이 줄어들면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실제 2010년 전국을 휩쓴 구제역 사태는 전례 없는 피해를 남겼다. 소와 돼지 350만마리가 살처분되며 피해 규모만 3조원에 달해 축산 농가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당시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소비는 위축됐지만 살처분에 공급이 급감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한때 40% 이상 급등하는 시장 왜곡 현상도 나타났다.현재 정부는 고병원성 AI와 ASF, 구제역의 살처분 규모는 전체 사육 마릿수 대비 소수에 그쳐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이 같은 가축전염병이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 출하 감소가 불가피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 할 수 있다.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축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일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은 100g당 2618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올랐다. 평년 대비로는 9.4% 뛰었다. 국거리용으로 활용하는 앞다리살은 100g당 1577원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6.3%, 19.0% 상승했다.ASF 확산 속도가 지난해보다 빨라 출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명절 수요까지 겹치면 돼지고기 상승 압력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다. 이를 두고 한돈협회는 "정부는 설 물가 안정과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피해 농가에 대한 신속한 보상과 현장 혼선 최소화를 동시에 담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한우 등심은 100g당 1만2596원으로 1년 전보다 4.2%, 평년보다 3.6% 올랐다. 안심(1만5443원)은 전년과 평년보다 각각 6.1%, 4.7% 상승했다. 양지(6781원)는 1년 전과 평년보다 각각 11.2%, 5.5% 비싸졌다.이는 한우 시장 공급 여건이 빠듯해진 여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우 사육 마릿수는 321만1000마리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특히 가임암소는 159만5000마리로 3% 줄어들면서 번식 기반이 축소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한우 도축 마릿수는 22만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수입 소고기는 고환율 여파에 올해부터 적용되는 무관세 효과가 사실상 소멸하는 형국이다. 미국산 냉장 척아이롤은 100g당 3846원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1.7%, 17.8% 올랐고 냉장 양지(3997원)도 같은 기간 각각 5.0%, 12.6% 급등했다.계란과 닭고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병원성 AI 확산에 산란계 마릿수 감소 등으로 수급 불안이 커졌다. 특란 10개 가격은 3931원으로 1년 전과 평년 대비 19.1%, 11.1% 뜀박질했다. 닭고기 1kg도 5926원으로 1년 전보다는 6.0% 오르고 평년 대비로는 3.6% 상승했다.이에 정부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공급량을 평상시의 1.4배인 10만4000톤까지 늘릴기로 했다. 계란은 고병원성 AI 따른 수급 불안에 대비해 미국산 신선란을 수입해 지난달 30일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농축수산물 할인에 총 910억원을 지원하고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규모도 전년보다 60억원 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