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2개 의대 내년부터 새 전형…맘카페 등서 수혜지 공유"학부모들 이주 고민사례 늘어"…비규제·대치동 접근성 부각지역 개업공인중개사 "제도 효과 별개로 가격변동 커질 것"
  • ▲ 다산동 일대 상가 전경. ⓒ홍원표 기자
    ▲ 다산동 일대 상가 전경. ⓒ홍원표 기자
    지역의료 공백 해소를 명분으로 도입된 지역의사제가 교육현장을 넘어 주택시장까지 술렁이게 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맞닿아 있으면서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까지 1시간대 이동이 가능한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의정부, 평택 등에 강남 맹모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이들지역 공인중개소엔 매매와 전세 시세, 학군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하나둘 늘어나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의사제 선발전형은 '특정지역 고교졸업생'을 대상으로 의대정원 일부를 별도로 선발하고 졸업후 10년간 해당지역에서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입학생들에겐 △입학금 △등록금 △기숙사비 등이 지원된다. 

    정부는 현재 의대 모집정원 3058명에서 증가한 내년 모집인원은 모두 지역의사제로 충원할 방침이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지역의사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를 보면 서울소재 8개 의대를 제외한 전국 32개교가 내년부터 지역의사 선발전형을 운영한다. 

    지역의사 선발전형은 지역형·인접지역형으로 다시 세분화된다. 지역형은 중진료권내 고교 졸업생만 대상으로 하며 지역인접형은 인접지역 고교졸업생도 지원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기·인천 △영남 △호남 △강원 △제주 등 9개권역에 중진료권을 지정하고 해당권역과 인접지역 고교졸업생에게만 지원자격을 부여한다.

    정부는 설 연휴 전으로 의대증원 규모 확정과 세부적인 지역의사제 방안을 함께 발표할 방침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지역형 비중이 가장 크고 인접지역형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지역내 고등학교 입학·졸업·주소지이전만이 조건이지만 2027년 중학생이 되는 학생부터는 비수도권 중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조건이 추가된다.

    지역의사제는 해당지역 학군과 부동산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수험생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선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의정부, 평택 등을 대표 수혜지로 꼽는 분위기다. 한 입시학원 상담관은 "의대진학 전략 상담에서 거주지 이야기가 빈번하게 등장한다"며 "중·고교 진학시점에 맞춰 이주를 고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다산동 일대 학원가 전경. ⓒ홍원표 기자
    ▲ 다산동 일대 학원가 전경. ⓒ홍원표 기자
    실제 지난 1월 종로학원이 중·고교 수험생과 학부모 9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0.3%가 '지역의사제를 통한 의대 진학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이주 의사에 관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69.8%가 '지역의사제 도입시 지원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답했다. 정책이 아직 확정되기도 전임에도 이주수요가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특히 남양주 다산과 의정부, 평택은 새로운 의대 전형 수혜지역이면서 비규제지역이고 집값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이주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공통된 현장 목소리다. 더욱이 이들지역은 광역버스·GTX·SRT 등을 통해 대치동 학원가까지 1시간내 접근할 수 있어 현실적인 '대안 학군지'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입시업계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치 접근성'이 주요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대치동 학원가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지역의사제 지원자격을 얻을 수 있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전략이다.

    남양주 다산동 T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중·고교 진학전에 전입하면 지역의사제 지원자격을 갖출 수 있는지 문의가 많다"며 "해당지역 고교 입지요건이 어떻게 되는지 함께 묻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신도시 문의가 주거환경이나 학군·교통 여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입시제도와 거주요건을 전제로 한 '전략적 이주' 성격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다산신도시는 서울 송파·강동구와 인접한데다 신축아파트 비중이 높아 초·중학생 자녀를 둔 가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정부 역시 노원·도봉 학원가 연계와 GTX-C 노선 기대감이 겹치며 문의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 ▲ 다산동 일대 주택단지. ⓒ홍원표 기자
    ▲ 다산동 일대 주택단지. ⓒ홍원표 기자
    평택은 강남 접근성 측면에서 다른 두 곳보다 이동시간이 길다. 하지만 SRT를 비롯한 교통망이 확충됐고 서울 대비 주거비용도 낮아 '입시는 수도권, 거주는 외곽' 전략을 고민하는 수요층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학원업계 한 관계자는 "2027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도입되는 지역의사 선발전형은 입학 허들 자체가 일반전형보다 낮다"며  "결국 최상위권 학생 부모들은 고등학교 선택단계에서부터 이사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주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해당지역 집값에도 적잖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수혜 대상지 일대 신축단지와 학군 인접지역에서는 "집값에 의대수요가 붙는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다산동 T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과거 혁신도시나 공공기관 이전 때처럼 정책 기대감이 집값에 선반영되는 전형적인 양상"이라며 "실제 제도 효과와 무관하게 단기적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지역 C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역의사제 발표이후 신혼부부 중심이었던 문의전화가 학부모 수요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수요가 늘어난 만큼 다산을 비롯한 의대 전형 수혜지 집값은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