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자본 ‘시드머니’로 조선업 부흥 구상브리지 전략·입항 수수료 등 거점 이전 전략존스법·번스톨레프슨 수정 논의 빠져
  •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서 군인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서 군인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의 조선 산업 재건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다만 대규모 재원 조달의 상당 부분을 한국·일본 등 동맹국 투자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재건 비용 부담이 동맹국으로 전가되는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 13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관리예산국(OMB) 국장 명의로 ‘미국의 해양 행동계획(MAP)’이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 산업을 위해 최소 1500억 달러(약 217조원) 규모의 전용 투자를 확보했다”며 “상무부는 이를 활용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조선 투자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1500억 달러는 미국의 관세 압박 이후 한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15% 인하를 조건으로 체결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일부다.

    일본 역시 미국과 관세 협정을 위해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상업용 및 국방용 선박 건조, 신규 조선소 건설, 기존 시설 현대화 등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미국은 일본과의 협정에서 투자로 발생하는 이익의 90%를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조선업 재건을 위한 긴급 과제로 ▲조선 역량 확대 ▲미국 조선소 투자 인센티브 마련 ▲해양 산업 및 연안 지역사회에 대한 국내·동맹국 자본 유치를 촉진할 ‘해양 번영 구역’ 신설 ▲수요·공급 전반의 구조적 문제 해소 등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외국 건조 선박에 대해 일괄적으로 입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백악관은 “킬로그램당 1센트의 수수료를 적용할 경우 향후 10년간 약 660억 달러(약 95조원), 25센트를 적용하면 약 1조5000억 달러(약 2166조원)에 가까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해당 수입을 해양안보신탁기금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혀 조선업 재활성화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미국 내 건조 역량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해당 수수료는 대부분의 선박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제2의 관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브리지 전략’을 명시하며 선박 건조 거점을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에도 힘을 실었다.

    국내 조선사가 여러 척의 선박을 수주할 경우 초기 물량은 한국에서, 후기 물량은 미국에서 건조한다는 조건을 넣겠다는 취지다.

    미국 내 건조를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투자가 뒤따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노하우도 전수될 것이라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존스법(상선)과 번스톨레프슨 수정법(군함) 등 기존 규제 법안에 ‘미국 내 건조’를 명시한 조항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에서 승객과 물품을 운송하는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된 미국 선적으로 제한하고, 미국 시민이 소유(미국인 지분 75% 이상)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 ▲ 백악관이 지난 13일 공개한 미국 해양 행동계획 ⓒ백악관
    ▲ 백악관이 지난 13일 공개한 미국 해양 행동계획 ⓒ백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