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매각설 종지부… 포괄적 파트너십 대신 중기 전략 가속화글로벌 COO·사장직 폐지, 글로벌 CEO 중심으로 리더십 체계 단순화3월 27일 다케시 사노 체제 출범… AI 격변 속 해외 사업 정상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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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ntsu
아시아 최대 규모의 광고대행사 덴츠(dentsu)가 부진한 해외 사업 여파로 지난 2025년 사상 최대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글로벌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진 개편안을 발표했다. 수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해외 사업의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24일 외신 등 광고 업계에 따르면 덴츠는 2025년 12월(회계연도) 기준, 3276억 엔(한화 약 3조523억 원)의 사상 최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도(1921억 엔, 약 1조7914억 원)에 비해 손실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이는 주로 실적이 부진한 해외 사업과 관련해 3101억 엔(약 2조8893억 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이에 덴츠는 연간 배당금 지급을 건너뛰겠다고 밝혔으며, 그간 꾸준히 논의돼 온 해외 사업부 매각을 더 이상 검토하지 않고 중기 경영계획 전략의 가속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덴츠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덴츠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이나 일부 사업의 매각을 지역 단위에서 사안별로 추진하는 방안에는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잠재적 파트너십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어떠한 조치가 이루어질지 여부는 향후 1년간 실적이 부진한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덴츠는 성명서를 통해 "신중한 검토 끝에, 현시점에서는 외부 파트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의 해외 사업 전반에 대한 포괄적 파트너십은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글로벌 사업의 전환과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도하는 동시에, 해외 사업을 긴박감과 속도를 갖고 재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AI 시대를 대비해 고객의 성장과 전환을 지원하는 핵심 시장, 역량, 전문성을 포함해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앞서 덴츠는 실적이 부진한 해외 사업 부문의 매각을 검토해왔다. 지난 1월에는 덴츠의 해외 사업부 매각 협상이 무산 직전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덴츠의 주가가 11%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경쟁 광고그룹 소속의 잠재적 인수 후보들과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가 인수 검토 대상에서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베인 캐피탈(Bain Capital) 또한 여전히 인수에 관심이 있지만, 상당히 유보적인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덴츠는 지난해 12월 도쿄 긴자 지구에 위치한 옛 본사 건물을 매각했다. 해당 건물은 1933년 처음 문을 열었으며, 전후 일본에서 회사의 부상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이번 매각으로 300억 엔(약 2억 달러)을 초과하는 매각 차익을 기록했다. 덴츠의 건물 매각 사유에 대한 공식 설명은 없지만, 재무 건전성 개선 및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의 자산 매각으로 보여진다.덴츠는 2026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며, 697억 엔(약 6502억 원)의 순이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
- ▲ 다케시 사노(Takeshi Sano) 덴츠 신임 글로벌 CEO. ©dentsu
한편 덴츠는 글로벌 경영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여러 고위 리더십 직위를 폐지하는 한편 새로운 임원직을 신설했다. 덴츠의 글로벌 리더십 체계를 단순화해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먼저, 오는 3월 27일부로 다케시 사노(Takeshi Sano) 신임 글로벌 CEO가 취임한다. 올해로 56세인 사노 글로벌 CEO는 현재 덴츠 재팬 CEO이자 글로벌 부최고운영책임자(Deputy Global COO)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30년간 덴츠에 재직하며 일본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전통적 광고 영역을 넘어 컨설팅을 포함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기여해왔다. 특히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BX),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고객 성장 전략 전반에 걸친 리더십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신임 CEO는 업계가 AI에 의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 사업 부문을 정상화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다케시 사노 신임 글로벌 CEO는 "우리가 다음 장으로 나아가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가장 강력한 성장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시장, 역량에 에너지를 집중한다는 의미다. 또한 우리의 인사이트, 크리에이티비티, 기술이 브랜드와 기업의 성과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덴츠는 그간의 매트릭스 경영 구조(기능적 그룹과 부서 또는 제품 구조를 결합한 조직 구조로, 여러 부서에 걸쳐 보고하며 프로젝트 관리자와 기능 부서 상사에게 동시에 보고하는 형태)에서 핵심 축을 형성해 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글로벌 사장 직위를 폐지한다. 앞으로는 지역 CEO들과 글로벌 프랙티스 사장들이 글로벌 CEO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새로운 리더십 구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사적 전환 이니셔티브를 총괄하고, 전략·운영·기술 전반의 글로벌 정렬을 담당할 글로벌 최고전환책임자(GCTO)와 법무·컴플라이언스, 내부통제 및 리스크, 지속가능성 전반에 걸친 거버넌스를 총괄할 글로벌 최고기업업무책임자(GCCAO) 직을 신설한다.요시마사 와타히키(Yoshimasa Watahiki, 현 덴츠 재팬 COO)는 이사 겸 대표 집행임원, 부사장 및 GCCAO로 선임된다. 와타히키는 덴츠 재팬 COO 직을 계속 수행하는 동시에 글로벌 거버넌스 관련 추가 책임을 맡게 된다. GCTO 직은 노리타카 오미(Noritaka Omi) 전 글로벌 최고사업운영책임자(Global Chief Business Operations Officer)가 맡는다.진 린(Jean Lin) 전 글로벌 프랙티스 부문 사장은 글로벌 최고브랜드책임자(Global Chief Brand Officer)로 자리를 옮긴다. 베스 앤 카민코우(Beth Ann Kaminkow) 전 덴츠 북미 CEO는 덴츠 아메리카스 CEO 겸 글로벌 최고고객책임자(Chief Global Client Officer)를 맡게 된다. 요시키 이시하라(Yoshiki Ishihara)는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Global Chief Strategy Officer)에서 최고신사업책임자(Chief New Ventures Officer)로 보직을 변경한다. 전 최고브랜드·문화책임자(Chief Brand & Culture Officer)였던 마누스 휠러(Manus Wheeler)는 비서실장(Chief of Staff)으로 이동한다. 시게키 엔도(Shigeki Endo)는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을 계속 수행하며 실적이 부진한 해외 사업에 대한 검토 작업과 경영 기반 재건을 담당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