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림 산불 동원에 조직 피로도 임계점 직제 확대 없이 개별 법령으로 역할 확대동시다발 산불 속 산림청장 낙마에 '동요'노조 "차기 청장, 현직 내부 인사 맡아야"
  • ▲ 산불 진화 헬기가 24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민가 주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산불 진화 헬기가 24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민가 주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산림을 총괄하는 산림청 내부에서 현행 산불 대응체계의 구조적 모순과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장 공백 상황이 겹치면서 조직 안정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조직 내부 사정에 능통한 인사가 차기 청장을 맡아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관계 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산림청 내부에서는 사유림 산불까지 국유림관리소와 국가공무원에게 무조건적인 현장 출동과 대응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산림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는 산림청과 소속기관의 사유림 산불 대응에 대해 명시돼 있지 않다. 직제상 기본 틀은 국유림 관리 중심 구조이다.

    그러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및 시행령에서 산림청을 산불 재난관리 주관기관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작성 의무도 부여하고 있다.

    이 같은 법적 근거에 따라 마련된 '산불재난 위기 관리 표준 매뉴얼'에는 산불 발생 시 지상진화대 즉시 출동과 산림청 소속기관 장을 산불현장 통합 지휘본부장의 공동 보좌관으로 지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또 진화자원 동원 기준에 대해 국·공·사유림 구분 없이 대응기관 간 협업과 상호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직제에는 명확히 반영되지 않은 사유림 대응 역할이 재난 관련 법령과 매뉴얼을 따라 현장에서 확대 적용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책임은 늘었지만 조직 체계나 규모는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인력 규모를 보면 산림청 산불 진화인력(공중·특수·예방진화대)은 지난해 1월 기준 1944명으로, 소방청 소속 인력(약 16만명)과 비교해 절대적인 수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산림청 일각에선 2000명 수준인 인력으로 국유림은 물론 사유림 산불까지 상시 투입될 경우 동시 다발적이거나 대형 산불 발생 시 가용 인력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존 행정 업무와 진화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구조여서 봄철 산불 집중 시기에는 현장 피로 누적과 대응 공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응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까지는 사유림은 지자체가 우선 대응하고 국유림으로 확산되거나 대형 산불로 번질 경우 산림청이 나서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사유림 산불에 대해서도 상시 동원되면서 광역 이동 투입이 빈번해졌다는 전언이다. 최근 충남 서산과 충북 단양·충주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단양·충주 지역 산림청 인력이 서산으로 급파돼 진화 작업을 벌인 뒤 다시 단양으로 복귀해 진화에 나서는 등 광역 동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월 산림청공무원노동조합은 제7대 노조 집행부와 산림청장 첫 상견례에서 청장에 사유림 산불 대응 관련 법적 근거와 역할 재정립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산림청 관계자는 "직제 확대 없이 개별 법령을 통해 업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조직의 책임과 역할은 크게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구조는 제자리"라며 "조직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단계적인 확대와 체계 정비가 선행돼야 산림행정과 산림재난 기능을 보다 전문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 김인호 전 산림청장이 임기 6개월 만에 직권면직되자 차기 청장 인선을 두고 조직 내부의 요구사항이 구체화되고 있다. 

    산림청은 산림행정과 휴양·복지, 산림재난 대응, 특별사법경찰권까지 수행하는 복합적인 조직으로, 평시 행정과 국가적 재난 대응을 동시에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조직 내부 시스템과 현장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차기 청장 임명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보다는 조직을 직접 경험하고 내부 시스템과 조직 문화를 충분히 이해한 현직 내부 인사가 맡는 것이 조직 안정성과 지속적 발전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