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고위 임원 성비위 둘러싸고 대주주·대표 공개 충돌성추행 임원 징계 절차 방해·비호 의혹에 "사실 아냐" 반박"녹취 시점은 징계 이후 … 주주로서 전문경영인 견제 역할"
  • ▲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4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4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이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와의 갈등 및 경영권 간섭 논란에 대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24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사이언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 회사들 임원 인사에 관여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임원들도 나를 잘 모르고, 나 역시 임원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경영 간섭 논란에 대해 "대주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한 경영 간섭이 맞다"면서도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전문경영인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까지 경영 간섭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특히 논란의 출발점이 된 녹취와 관련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사전 통보 없이 찾아와 연임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나온 대화"라며 "징계나 조사 과정에 개입하거나 압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표가 '주가도 올랐으니 연임을 시켜달라'는 취지로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정진수 변호사는 녹취가 이뤄진 시점과 경위를 설명하며 "해당 녹취는 성비위 조사와 징계가 사실상 마무리된 이후인 2월 9~10일께 이뤄진 것"이라며 "조사나 징계 절차를 방해했다는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박 대표가 연임 부탁을 하러 온 자리에서 이미 사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난 인사들에 대한 후일담이 언급된 것일 뿐"이라며 "이를 두고 회장이 징계 과정에 개입한 것처럼 보도된 것은 맥락이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미약품 내부에서는 팔탄공장 고위 임원의 성 비위 의혹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외부 공익 제보를 계기로 회사가 내부 조사에 착수했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해당 임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징계 대신 자진 퇴사 방식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대주주가 인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박 대표가 녹취록을 공개하며 신 회장의 개입을 주장하면서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공개 충돌로 확산됐다.

    신 회장은 당시 문제의 성비위 사건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는 "초기 보고 단계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며 "지금 와서 보면 명백히 잘못된 행위이며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사위원회 구성이나 징계 절차, 일정에 대해 보고받거나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경영 간섭 논란과 관련해 "제조업 경험을 바탕으로 구매·생산 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요청받아 자문 차원의 의견을 낸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초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4자 연합의 동의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구매나 생산 문제에 대해 비딩(입찰)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며 "품질을 희생하거나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방식의 개입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박재현 대표의 연임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한미사이언스인 만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와 주주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될 사안"이라며 "주주 제안이나 개인 판단으로 좌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신동국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존중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주주 입장에서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고향 후배로 2010년부터 한미사이언스 투자를 시작하며 한미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24년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는 형제 측과 모녀 측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으며 이후 지주사와 주요 사업회사 이사회에 합류하며 그룹 내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