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생산기지 수익성 17% 개선 … V3 증설 효과 본격화90% 웃돌던 원가율 낮추고 체질 개선 … 문혁수號 첫 성적표 '청신호'애플 의존 리스크 속 고부가 모듈로 수익성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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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LG이노텍
LG이노텍이 원가 혁신을 발판으로 베트남 생산기지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한때 90%를 웃도는 원가율로 '팔아도 남는 것 없는' 구조에 놓였던 체질이 개선되면서 올해 최대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문혁수 사장이 승진한 뒤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25일 LG이노텍에 따르면 베트남 하이퐁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5조9142억원, 순이익은 2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9.13%, 순이익은 17% 증가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고객사의 원가 인하 압박 속에서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베트남 하이퐁 V3 신규 공장이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9월 하이퐁 생산법인 내 V3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연면적 15만㎡(약 4만5000평) 규모로 축구장 20개를 합친 크기다. V3 가동으로 전체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회사는 2023년 베트남 생산법인에 2025년 말까지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V3 증설은 그 핵심 프로젝트다. 범용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베트남에 집중 배치하고, 고부가 자율주행·로봇용 카메라 모듈은 국내 구미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원화 전략이 본격화됐다.중국 업체들의 기술 상향 평준화와 고객사의 공급망 다변화로 가격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베트남 생산 확대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로 꼽힌다. 업계에선 향후 2~3년 내 전체 카메라 모듈 물량의 70~8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특히 LG이노텍은 생산 공정 전반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효율을 끌어올렸다. 'AI 원자재 입고 검사'를 통해 자재 불량 원인 분석 시간을 최대 90% 단축했고, 'AI 공정 레시피'로 최적 공정 조건을 찾는 시간을 기존 72시간에서 6시간 이내로 줄였다. 양산 초기 수율을 빠르게 안정화하면서 원가율을 구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다.베트남 V3 공장에는 외부 자금도 유입됐다. LG이노텍은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2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성연계대출(SLL)을 8년 만기로 조달했다. ESG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 혜택이 달라지는 구조다.이 같은 체질 개선은 점유율 방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공격적 가격 전략이 지속 가능성을 잃어가는 가운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LG이노텍의 입지가 다시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전사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098억원, 영업이익 324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6조6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1조8966억원, 영업이익 6650억원을 기록했다.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본업 경쟁력은 유지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최대 523%의 성과급이 책정될 정도로 실적 개선의 중심에 섰다.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반도체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부품 단가 인하 압박 가능성이 거론된다. LG이노텍 매출의 80% 이상이 애플에서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가격 협상력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가변조리개 등 고부가 카메라 모듈의 평균판매가격(ASP)을 얼마나 방어하느냐가 관건이다.올해 실적은 문 사장에게도 경영 리더십을 입증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3년 CEO로 취임한 문 사장은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하며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광학솔루션 개발과 전략을 두루 거친 그는 모바일 카메라 중심의 사업 구조를 완화하고, 자율주행 복합 센싱과 라이다, 로봇용 부품 등 미래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업계 관계자는 "한때 영업이익이 90% 급감할 만큼 실적 변동성이 컸던 LG이노텍이 원가 혁신과 생산 전략 재편을 통해 반등의 기반을 다진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하이퐁 법인의 실적 개선이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문혁수 대표 체제의 '수익성 방어와 신사업 확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