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극재·음극재·전해액 등 핵심 소재서 경쟁 열위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 원재료 확보·가공 내재화中 우위 LFP 중국과 손잡고 노하우 노려
  • ▲ 에코프로 투자 인도네시아 제련소ⓒ에코프로
    ▲ 에코프로 투자 인도네시아 제련소ⓒ에코프로
    배터리 핵심 소재 분야에서 중국 대비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 가운데, 국내 소재사들이 핵심 광물 확보와 함께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제련 영역까지 자체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탈중국 공급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시에 중국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기술과 노하우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5일 산업연구원 ‘첨단산업의 한중 경쟁력 분석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양극재·음극재·전해액 등 배터리 핵심 소재 전반에서 한국은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중국은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 능력과 핵심 소재·장비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소재부터 장비까지 전 공정에서 90% 이상의 높은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핵심 공정과 소재의 내재화 병행 전략 마련을 제안했다. 또한 중국 기업과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이전이나 종속적 관계가 아닌, 기능과 단계별로 분리된 전략적 협력 방식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한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원자재 단계부터 주도권을 확보하고 가공까지 내재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는 한국의 주력인 삼원계(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니켈 제련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중국 거린메이(GEM)가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하던 니켈 제련소 ‘그린에코니켈’ 인수를 완료했다. 초기에는 9% 지분 투자로 시작했으나 이후 38%까지 확대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그린에코니켈은 회사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한국 제련소가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에코프로는 올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국영기업인 니켈 광산업체 PT 발레 인도네시아 등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원료 제련부터 전구체·양극재·배터리 셀 생산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통합 산업단지 구축을 추진한다.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에 주목한 이유는 풍부한 니켈 매장량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현지에서 니켈 원료 확보부터 양극재 제조까지 일괄 처리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제고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한국은 니켈 정·제련 시설이 중국 기업에 집중돼 있어, 양극재용 니켈을 대부분 전구체나 양극재 형태로 수입해왔지만, 에코프로를 기반으로 탈중국 공급망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음극재·양극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도 리튬, 흑연 등 공급망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구형흑연 공장 건립을 추진하며, 아프리카 등에서 조달한 흑연광석부터 최종 음극재 생산까지 이어지는 국내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 등에서 조달한 원재료를 확보, 가공을 통해 양극재 생산에 나선다.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배터리사는 물론 글로벌 배터리 및 완성차 업체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의 흑연 중국 의존도는 98%에 달한다.

    이와 함께 소재사들은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택하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 유화코발트 자회사와 손잡고 안정적인 코발트 공급을 확보하며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 일본 도요타 통상을 주주로 참여시켜, 지분 조정으로 미국 PFE 기준을 충족해 IRA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소재사 CNGR 및 CNGR의 한국 자회사 피노와 손잡고 포항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공장을 올해 착공해 내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통해 기술, 원료, 마케팅 등 각자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며 “중복되지 않도록 역할을 분담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소재사의 내재화 소재를 공급받아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한 대상 외국 기업(PFE)의 지분이 25%를 초과할 경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날 SK온은 포스코그룹과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3년간 최대 2만5천 톤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SK온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원소재 시장의 수급 변동성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